정부 사드배치 결정에 경북 성주군 주민들이 17일째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지역 시민들도 성주 주민들을 응원하며 대구 중심가인 동성로에서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대표 김찬수)'는 29일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사드배치반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대책위는 "주민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사드철회'를 외치고 있다"며 "성주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시민 80여명은 '사드배치 철회해 한반도평화 지켜내자', '안보위협 경제위기 사드배치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또 '백해무익 사드 설치하면 안돼', '생떼같은 우리땅에 사드가 웬말'이라며 대중가요를 개사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 21일에 이어 대구에서 두번째 열린 사드배치 반대집회다. 이들은 앞으로 매주 금요일 이 자리에서 집회를 가진다. 성주 주민들의 반발이 17일째 계속되면서 이날 대구뿐 아니라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 경남 진주시청 앞에서도 사드반대 집회가 동시에 진행됐다. 오는 30일 광주 금남로에서도 반대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녹색당 대구시당 공동위원장인 변홍철(48)씨는 "주민에게 묻지도 않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밀어붙였다. 언론은 진실을 왜곡하고, 주민 반발은 지역 이기주의로 몰린다"며 "청도.밀양 송전탑, 강정마을 해군기지와 성주 사드배치는 국가권력이 삶의 터전을 빼앗은 점에서 닮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절차를 무시하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면서 "대구 시민들이 성주 주민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 10학번 박진원(26)씨는 "우리 땅에 설치하는 사드를 반대하는 이들에게 외부세력이라고 하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냐"며 "성주만의 문제로 가둬놓아선 안 된다. 사드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명희씨는 "주민들이 힘을 내 국가를 상대로 이기는 싸움을 했으면 한다. 지치지 않고 힘 내달라. 대구 시민들도 돕겠다"고 했다.
한일극장 옆을 지나던 김성국(68.서구 내당동)씨는 "이번 정부의 일방적 사드배치는 제대로 된 정부답지 못한 모습"이라며 "대구 시민들도 언론을 잘 가려 성주 사드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성주 주민들을 고립되게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60대 성주 주민은 "울고싶을 때가 많다. 정부가 하루 아침에 2개 마을이 있는 곳에사드를 배치한다고 했다"며 "할수 있는 것은 저녁마다 촛불집회에 나가고 군청 앞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것뿐이다. 성주 주민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17번째 촛불집회에 앞서 성주군의료인연합회(성주군 의사회,한의사회,치과의사회)은 사드배치 철회촉구 성명을 발표하고 삭발식을 진행했다. 강만수 성주군의사회장, 김지수 성주한의원장, 노태맹 성주효요양병원장 등 3명이 정부의 일방적 사드배치 결정에 반발하며 삭발했다.
강만수 성주군의사회장은 "지역민의 건강을 보살피는 의무가 있는 사람으로서 주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 나섰다"며 "매일 촛불을 밝히고 생업을 포기한 주민들을 외면할 수 없다. 레이더 전자파, 저주파, 소음 등 주민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드는 이 땅에 안된다"고 말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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