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구대교구와 안동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정의평화위원회'는 18일 오전 왜관수도원(칠곡군 왜관읍) 대성당에서 "사드 배치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생명·평화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대구대교구와 안동교구를 비롯해 대전, 부산, 의정부교구의 사제 30여명과 수녀와 수사 등 수도자 150여명, 신자와 성주군민을 포함해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가량 진행됐다.
미사의 주례를 맡은 왜관수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는 "사드배치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멀어졌다"며 "군사적 효용, 정치외교지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 모든 것이 다 부정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미국·일본과 북한·중국·러시아 간의 새로운 냉전구도가 구축돼 군비경쟁, 충돌 위험성이 증가했다"며 "그동안 쌓아왔던 통일에 대한 신뢰회복은 사라질 위기"라고 우려했다.
이어 "한반도 사드배치로 우리가 얻게 될 것과 잃게 될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면서 "사드문제로 일상이 깨어진 성주군민들과 함께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원이 위치한 칠곡군은 지난 13일 경북 성주군이 사드 배치지역으로 결정되기 전까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 곳이다. 또 1960년부터 왜관읍 석전리 일대에 미군부대가 들어서면서 지역개발이 제한됐고, 2011년에는 부대 일대에 고엽제가 매립된 것으로 알려져 주민건강과 환경피해에 대한 우려를 사기도 했다. 또 왜관수도원은 한국전쟁 직전 폐쇄된 함경남도 덕원(오늘날 원산시)에 있던 덕원수도원의 후신이기도 해 한반도 분단 상황과 역사적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이들은 미사 후 '한반도 평화는 우리 손으로', '사드가고 평화오라' 등이 적인 피켓을 들고 왜관수도원에서 캠프캐럴 정문까지 1.5km가량을 행진했다. 또 미군부대를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리본을 달며 "사드배치 결정철회"와 "한반도 평화"를 촉구했다.
황동환 왜관수도원 정의평화위원장은 "사드 한국배치는 남북대결과 전쟁구도를 만들어 평화와 반대의 길로 나가게 한다"며 "정부는 미국과 손잡고 자국민의 안전과 평화, 국익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남북 갈등고조와 신 냉전 군사대결에 들어서면 군비경쟁과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온다. 사드배치로 우리가 얻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한길 안동가톨릭농민회장은 "불과 며칠만에 칠곡의 거리현수막은 성주로 옮겨갔다. 평화로웠던 성주는 지금 혼돈의 중심에 있다"면서 "성주 사드배치는 대한민국 영토를 미국에 바치는 행위다. 성주군민의 희생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정부교구의 상지종 신부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전쟁 속에 무기를 팔고 있는 미국이 이번에는 한국에 사드를 팔려고 한다"며 "미국은 군사패권 주의를 중단하고 박근혜 정부는 평화와 자주적 외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5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와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이기헌 주교)는 보도자료를 내고 ▷한반도 중심의 냉전체제 가속화 ▷민족화해 분위기 냉각 ▷민생불안과 부담증가 등을 이유로 "사드 한반도배치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사드 효능도 검증하지 않은 채 배치를 강행해 국민에게 불신과 불안을 안겼다"며 ▷사드 한반도배치 원점 재검토와 ▷세계평화 증진 방안 모색을 촉구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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