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6일(현지 시각)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그는 후보 지명이 확정된 이후 영상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우리가 유리 천장에 가장 큰 금을 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history'(역사) 라는 짤막한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자신이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것이 역사적인 일이라는 평가를 한 셈인데, 실제 미국의 주요 정당에서 여성이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연사로 나서 부인의 대통령 후보 확정을 축하했다. 그는 "힐러리는 내가 아는 한 최고의 체인지 메이커(change maker, 변화를 만드는 사람)다"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영부인이던 시절 아동건강보험제도를 추진했고 이것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의 중요한 부분으로 이어졌다면서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 재직 때는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하는 오바마 정부의 결정을 지지했고 외교적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중점에 두었으며, 정치인으로서 성 소수자와 여성의 인권을 위해 힘써왔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공화당에서 이런 것들을 들어본 적이 있나"라며 "한쪽은 진짜고 다른 한쪽은 만들어진 것이다. 당신은 방금 진짜를 선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설 대부분의 시간을 클린턴 전 장관과 처음 만나게 된 계기와 그 이후 어떻게 생활해왔는지를 설명하는데 사용했다. 연설 첫 문장을 "1971년에 한 여성을 만났다"로 시작한 그는 연설 마무리에서도 "나는 매우 길고 축복받은 인생을 살았다. 1971년 봄에 만난 그녀를 만나고 사랑에 빠진 것이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1971년은 클린턴 부부가 처음 만난 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힐러리는 우리 모두를 함께하고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미래를 생각하는 우리들은 힐러리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여러분의 자녀와 손자들은 영원히 당신을 축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한편 클린턴 전 장관의 후보 지명은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한 마디로 마무리됐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 56개 지역의 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난 뒤 맨 마지막에 "전당대회 절차 규정에 관한 행사를 중단하고 힐러리 클린턴을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고 이에 사회자는 표결절차를 중지하고 클린턴 전 장관을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
이는 8년 전인 2008년 클린턴 전 장관이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자고 제안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당시 당내 경선에서 오바마에게 패했던 클린턴은 "우리의 당과 국가에 대한 믿음을 담아 한 목소리로 지금 여기서 버락 오바마가 후보가 우리의 대통령이 될 것임을 다함께 선언하자"고 밝히면서 패배를 인정한 바 있다.
이는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한 후보 지명 방식이다. 이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였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최종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은 것과 대조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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