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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버스 공회전에 '콜록콜록'…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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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버스 공회전에 '콜록콜록'…이제 그만!

[기고] 숨막히는 무더위, 경찰은 '뜨겁게 더 뜨겁게?'

푹푹 찌는 뜨거운 여름의 열기는 마치 화로와도 같다. 숨막히는 이 무더위에 국회 앞 도로변에 세워져 있는 경찰 차량에서는 온종일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한낮 경찰 차량 옆을 지나치려면 마치 한증막처럼 숨쉬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위험 수준에 이른 우리의 심각한 공기 환경


얼마 전부터 서울시는 공회전 차량을 단속하면서 주로 길거리에 세워져 있는 관광 버스를 단속하고 있다. 만시지탄이지만 참 적절한 조치다. 그러나 공회전 차량은 비단 관광 버스만이 아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도심 곳곳에 수많은 경찰 차량이 도로변에 세워져 시민의 옆에서 '뜨겁게 뜨겁게' 공회전하고 있다. 하지만 공회전 관련 조례에는 '실무 활동 중인 긴급 자동차는 단속에서 제외한다'고 규정됨으로써, 경찰 차량은 아예 단속 대상으로부터 제외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국회 주변을 비롯해 새누리당 당사 등 주변에는 많은 경찰차량이 365일 내내, 그리고 24시간 내내 공회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필자는 여러 차례 관련 민원을 냈지만 '대범한' 경찰 측은 말로만 몇 마디 개선하겠다 하고는 개선 조치는 난망이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이 한국 공기 질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힌 사실이 보도된 바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국민들은 매일 같이 미세먼지 등 오염 문제로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상태다. 더 이상 이 땅의 오염이 심각해지면 다른 어떤 문제보다도 치명적으로 생존의 위기에 이르게 된다.

너무도 공공연한, 막무가내의 오염 발생

경찰은 무엇보다도 경비 방식을 바꿔야 한다. 공공 조직으로서 초미세먼지 등 오염을 이토록 솔선수범, 앞장서서 공공연히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 경찰의 존립 목적이란 결국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며, 국민의 생명에 중요한 오염 예방과 환경 보호라는 임무의 수행 역시 경찰이 솔선수범 앞장서야 한다. 경찰이 거꾸로 앞장서서 계속 오염을 발생시킨다면 이는 존립 목적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가 될 뿐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손쉬운 차량 동원의 방식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친환경적 경비방식으로 전환해 국민의 생명과 환경 보호를 실천해야 한다.

더구나 경찰차량은 거의 대부분 초미세먼지 유발의 가장 주요한 요인 중의 하나로 꼽히는 경유 차량이다. 최근 오존 주의보도 자주 발령되고 있는데, 오존은 자동차의 배기 가스에서 나오는 질소 산화물이나 공장 등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의 화학 반응에 의해 형성된다.

특히 최근 푹푹 찌는 폭염에 여의도에만도 많게는 수십 대에 이르는 경찰 차량들이 냉방을 하느라 뜨겁디 뜨거운 열기를 뿜어대고 있다. 이렇게 도로변에 주차하고 있는 수많은 경찰 차량들은 365일 쉬지 않고 엄청난 오염 물질을 배출하면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경찰'이 아니라 '환경을 파괴하고 국민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하루 종일 좁디 좁은 경찰 차량 안에서 365일 내내 갇혀 지내야 하는 의경들의 건강과 인권 문제도 심각하다.

바라건대 부디 창조적인 경비 방식을 연구하라

경찰 측은 차제에 경비방식 전반에 대하여 환경과 인권을 우선시하여 장기적으로 경찰차량의 공회전 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제 경비 방식도 새로운 시대정신에 적응하여 지금과 같은 자원 낭비, 환경 파괴 방식을 벗어나 환경 친화적이고 자원절약형 방식으로 전환돼야 하며, 나아가 경찰 병력의 인권 보호와 도시 미관에도 부합하는 방식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올해 초까지 어버이연합 등 보수 단체들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 명분으로 상당히 시끄럽게 집회를 계속했을 때는 거의 아무런 제지도 안 하더니, 최근 '다른 성격'의 시민 단체 집회의 경우 "여러분은 지금 불법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등의 경찰 경고 방송이 많이 들린다. 이렇듯 경찰의 기준과 원칙이 사안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니 그 신뢰도가 떨어지고 권위가 없어지는 법이다.

"천황 폐하 만세!"와 사드의 나라에서

정작 일본에서도 듣기 어려운 "천황 폐하 만세!"가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나라의 정부 기관에서 울려 퍼지고, 서울을 비롯한 인구의 절반도 지키지 못하면서 어쩌면 임진왜란에 이어 '제2의 정명가도(征明假道)' 식의,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구상과도 너무나 정교하게 맞아 떨어지는 듯한 사드 배치가 강행되고 있는 오늘의 막무가내 현실에서, 엄청난 오염을 발생시키는 경찰 차량의 공회전이 멈춰지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나 사치스러운 기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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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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