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호하고 나서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22일 "대통령이 국민과 정면 대결을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정수석에게 대통령 치마폭에 숨지 말라고 얘기했는데, 오히려 대통령이 나서서 방어막을 쳐줬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정면 대결을 선언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사실 현직 진경준 검사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건만으로도 (우병우 민정수석은) 검증 실패를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면서 "결백하면 오히려 물러나 떳떳이 진실을 밝혀야지, 막강한 자리를 차고 앉아서 언론 간담회하고, 대통령이 보호하도록 만들어서야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나"라고 반문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전면적인 인사 쇄신과 개각을 통해 국정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면서 "민정수석도 본인 때문에 정부에 부담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민정수석 자리가 본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활용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가 안전 보장 회의는 국가 안전 보장 대책을 논하는 회의지, 우 수석의 자리를 보장하는 '우병우 안전 보장 회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대통령이 '국가 안전 보장 회의(NSC)'에서 하신 말씀을 보면 청와대와 여의도가 9만 리나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민과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에서도 (우병우 수석의) 경질을 요구하는데, 오직 대통령만 현실 상황을 잘못 판단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온 것을 안다"면서 "우병우 수석은 이번 주 내로 물러갈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전날 황교안 국무총리를 만난 국민의당 원내대표단은 "총리가 우병우 수석에 대한 해임을 건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 안전 보장회의에서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며 우병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 제기를 '대통령 흔들기'로 규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참모들에게도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기 바란다"고 말해 우병우 수석의 경질을 사실상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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