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당시 주민 차에는 차주 이모씨(37.성주군 성주읍)와 그의 아내, 자녀 3명(10살 딸, 7살 쌍둥이 아들 2명) 등 일가족 5명이 타고 있었으나, 황 총리 탑승 차량 경호를 담당하던 경찰 3명은 이씨의 차량을 발로 차고 심지어 곤봉을 이용해 운전석 유리까지 깨뜨려 이씨가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승용차 운전자 이씨에 대해) 공무집행방해나 일반교통방해 혐의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라며 "뺑소니, 과잉진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이씨는 "총리 차인지 몰랐다. 아이들이 있는데도 경찰은 차를 밀고 유리창까지 깨며 위협했다"면서 "총리 차가 내 차를 치고 간 뒤에도 수습은커녕 신분증을 내놓으라고 하고 연락처는 주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경북지방경찰청과 성주경찰서는 18일 사고가 발생한 성주군 성산읍 성산리 공군부대 성산방공유도탄포대(성산포대) 진입로에서 현장검증을 벌였다. 경북경찰은 양측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자 도로교통공단에 현장검증을 의뢰해 결과를 통보 받기로 했다. 결과는 보름 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사고 당사자인 '소울' 차주 이씨와 총리 차량 'YF소나타' 운전자 경북지방경찰청 경사 전모씨를 비롯해 주민, 취재진, 경찰 등 50여명이 참관했다. 조사관은 30분간 양측 증언을 듣고 이어 30분간 사고 차량을 통해 사고를 재현했다. 현장검증 종료 후 경북경찰은 사고 당시를 브리핑했다.
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송청락 경북지방경찰청 교통조사계장은 "총리 차량 운전자는 이씨 차량이 총리 차량을 막을 목적으로 차선 없는 1차선 도로에 비스듬히 정차해 후진까지했다고 증언했다"며 "경찰들이 계속 비키라고 했지만 그러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총리 차에 탄 다른 경찰이 하차해 총리 차가 떠난 뒤 현장을 이탈하지 않고 사고 수습을 하고 보호조치해 뺑소니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차량 모두 블랙박스가 없고 앞선 경호차도 후방 카메라가 없는 상태에서 입장이 상반돼 전문기관인 도로교통공단의 현장검증 결과를 보고 최종 사건 결론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 이씨의 주장은 달랐다. "고향 성주를 지키기 위해 가족 모두 사드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가 현장이 험해져 나가던 중이였다"며 "그러다 경호 차량이 따라왔고 총리가 탔는지 아닌지 몰라도 어떤 중요한 사람이 저기에 있겠구나 생각해 사드 배치 이유를 듣고 싶어 차를 정차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차 후 1~2분간 경찰 3명이 차를 발로 차고 밀었다"면서 "운전석 창문을 조금 열고 얘들이 있다고 소리쳤는데도 막무가내였다. 그러다 한 경찰은 곤봉을 꺼내 창문을 한 두차례 내려쳐 창문을 깼다"고 말했다. "나와 아내는 뒤로 돌아 우는 아이들을 감쌌고 깨진 유리 파편이 차량 안으로 날아왔다"며 "팔에 파편이 튀어 여기저기 상처가 났고 아이들은 지금도 깜짝 놀라 잠에서 깬다"고 했다.
또 이씨는 "창문이 깨지고 소나타가 갑자기 아이들이 타고 있는 내 차 뒷범퍼를 쳐서 뒷범퍼가 내려앉았고 차가 80도가량 돌았다"면서 "그렇게 소나타는 달아났고 누구도 사과하거나 명함, 연락처를 준 사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가 후진을 했다고 하는데 스틱 차량에 사이드를 올렸는데 어떻게 후진을 하냐. 또 세상 어느 아버지가 아이들이 타고 있는데 후진을 해 차 사고를 내겠느냐. 말이 안된다. 이게 뺑소니, 과잉진압이 아니면 뭔가. 정말 황당하고 억울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씨는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법적대응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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