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DD) 배치 결정을 놓고 온도차를 보이던 야권이 18일 현장 방문을 요청하는 경북 성주 군민들의 요청에 "장외 투쟁은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정부의 의사 결정 과정이 잘못됐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국회 안에서 싸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성주 사드 저지 투쟁위원회'와 면담에서 "아무리 안보 이슈라 하더라도 정부가 지역 주민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해 많은 국민이 흥분하게 만든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오후에 이 단체와 면담을 하며 "정부의 이번 결정은 전형적인 밀실·불통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은 우 원내대표에게 "더민주에서 당론으로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이 농민회장은 박 비대위원장에게는 "새누리당의 텃밭인 성주에 사드 배치가 결정된 뒤 여당은 이를 찬성하고 있다. 최근 촛불 집회에 누군가 새누리당 탈당계 원서를 들고오자 현장에서 200여 명이 탈당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성주군이 해발 388미터인데 거기서 레이더를 쏘면 2만 명의 성주읍민이 반경 3.5킬로미터 안에 다 들어간다. 전자레인지 속에 사람이 사는 거나 똑같다고 한다"며 "생존을 걸고 투쟁하고 있는데 외부 세력 개입이라거나 지역 이기주의라는 식으로 몰아가 성주 군민을 고립시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양당은 그러나 촛불 집회 참석과 성주군 방문 요청에는 난색을 표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구체적인 방문 계획은 없다. 간다면 대책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섣불리 간다면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 배치 당론 채택 요구와 관련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우리 당의 상황을 설명했다"고 사실상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사드 배치 철회와 관련된 논의는 모두 국회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성주군을 방문하긴 어렵다. 적당한 기회에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석운 진보연대 상임대표가 오는 토요일 촛불 집회에 참여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박 비대위원장이 '현 상태에서 국민의당이 공식적으로 집회에 참석하기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당은 성주군을 방문하는 등 두 야당보다 적극적인 사드 배치 반대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성주군민과 면담에서 "레이더에서 100미터 벗어나면 전자파 위해가 없다는 정부의 말이 사실이라면, 차라리 청와대와 서초동 사법부를 잘 지킬 수 있게 여의도에 사드를 배치하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종대 의원은 "지난주 금요일 성주군에서 주민 간담회를 하고 실사 조사를 했다"며 "지속적으로 현장을 방문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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