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윤상현 의원과 함께 '친박 핵심'으로 통하는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도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한 예비후보에게 지역구 변경 요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친박 핵심 의원들의 노골적 총선 공천 개입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오는 8.9 전당대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도 윤 의원과 마찬가지로 이 같은 출마지 변경 요구가 '대통령 뜻'이라고 강조했다. 공천에 개입한 적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던 최 의원이 실제로는 공천에 깊숙이 개입했었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관련 기사 : 최경환 불출마 선언…"할 말 많지만 가슴 속에")
18일 종합편성채널 <TV 조선>은 최 의원이 수도권의 한 지역구 예비 후보로 출마 준비를 하던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출마지 변경 요구를 하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된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최 의원은 A 씨에게 "사람이 세상을 무리하게 살면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잖아. 자꾸 붙을라고 하고 음해하고 그러면 OOO도 가만 못 있지"라고 말했다.
A 씨가 '출마지를 변경하면 공천을 꼭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요구하자 최 의원은 "그래 그런 OOO도 보장을 하겠다는 것 아니야"라며 "그러니까 빨리 전화해서 사과 드리고"라고 했다.
최 의원은 이어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나. 하여간 빨리 (OOO와 사이를) 푸세요. 그렇게 하면 우리가 도와드릴게"라면서 당내 유력 인사와 경쟁하려는 A씨에게 핀잔을 주기도 했다.
A 씨가 최 의원과 윤 의원의 출마지 변경 요구가 'VIP(대통령) 뜻이 확실히 맞느냐'라고 묻자 이에 대해서는 "그럼, 그럼, 그럼, 그럼. 옆에 보내려고 하는 건 우리가 그렇게 도와주겠다는 것이고"라고 최 의원은 답했다.
<TV 조선>은 최 의원이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처럼 출마지 변경 종용을 한 시점은 최 의원이 경제 부총리 직에서 사퇴하고 자신의 선거를 준비하던 시기라고 보도했다.
최 의원은 지난 1월 12일 경제 부총리 직에서 사퇴했다.
이에 앞서 이 방송은 윤 의원이 A 씨에게 "빠져야 된다. 형.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알잖아. 형 거긴 아니라니까"라며 출마지 변경을 요구한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윤 의원은 A 씨에게 "경선이라고 해도 우리가 다 만들지. 친박 브랜드로 '친박이다. 대통령 사람이다.' 서청원 최경환 현기환 다 완전 (친박) 핵심들 아니야", "형 안 하면 사달 난다니까. 형 내가 별의별 것 다 가지고 있다니까 형에 대해서 아이 씨"라고도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A 씨는 18대 국회에서 친이계로 분류됐던 김성회 전 의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 의원에 이어 최 의원의 녹취록까지 공개되며 이 같은 공천 개입을 의원 개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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