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사드 확정 보도, 13일 국방부 공식발표에 이어 14일까지 매일 저녁 8시 성주군청 앞에서 자발적으로 촛불을 든 주민은 첫 날 수 백여명에서 사흘째에는 수 천여명으로 늘어 사드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사흘차 촛불집회에는 중·고등학생 3백여명이 마스크를 쓰고 집단 참여했다.
'사드성주배치반대 범군민비대위원회(위원장 이재복)'는 14일 저녁 8시부터 3시간가량 성주군청 앞에서 '사드 반대 촛불집회'를 벌였다. 이 자리에는 군청 로비에서 단식농성 중인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장, 이재복 범비대위원장 등 주민 2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사드가 배치되면 평화·안보가 위태롭고 국가 경제도 타격을 입는다"며 "강력한 저자파로 주민생명, 안전,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주장했다. 또 "환경영향평가, 공청회 없이 밀실행정으로 성주를 총알받이로 내모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단 한 줌의 흙과 땅도 줄 수 없다.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성주여자중학교 학생 20여명은 이 자리에서 '사드 클린 성주'를 주제로 플래시몹을 했고 지역 통기타 동호회 회원들은 트로트 '있을 때 잘해'를 개사해 "국민 위협 사드를 박살내자"고 노래했다. 학부형들은 아이들 손을 잡고, 유모차를 끌고 촛불을 들었고 어르신들은 "후손들 미래"를 위해 촛불을 들고 "사드 철회"를 외쳤다.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들도 휠체어를 끌고 집회 현장을 찾았다.
군청 앞마당을 가득채운 인파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 발디딜틈 없이 빽빽했다. 주민들은 각자가 준비해온 피켓과 현수막, 촛불, 전단지 등을 들고 자유 발언을 통해 한 목소리로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했다. 집회 현장 앞자리에는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촛불을 들었다.
성주여중 3학년 한 학생은 "미국인은 사막에 사드를 배치한다는데 우리는 떡하니 마을에 세우려 한다"며 "무섭다. 성주를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들 것"이라고 했다. 8살 딸을 둔 43세 한 어머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배신감이 든다. 후세에게 어떻게 사드를 물려주겠냐"며 "딸을 지키려 나왔다"고 밝혔다.
50대 한 여성은 "나야 늙어 괜찮지만 아들, 며느리, 손주는 전자파에 노출돼 살아야하는 세월이 너무 길다"면서 "대통령 참 너무하다. 제발 그만 거둬달라. 사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재동 성주군농민회 회장도 "사드라는 두 글자라에 우리 군민들이 모두 들고 일어났다"며 "어린 학생들까지 이 자리를 찾았다는 것은 청정 성주, 별고을 성주를 지키기 위한 마음이 그만큼 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주군민들의 사드 반대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성주지역 학생들은 등교거부를 벌이고 군청 앞에서 오전 10시부터 집회를 벌인다. 또 15일 오전 11시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장관의 성주 방문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오전 9시부터 군청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행진을 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한반도 영정사진과 사드 반대 피켓을 들고 총리와 장관을 규탄한다.
같은 날 오전에는 주민 2명이 서울 국방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저녁 8시에는 군청 앞에서 나흘째 촛불집회를 이어간다. 이날 촛불집회에 앞서 저녁 7시 30분에는 '사드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평화통일연구소 오혜란 연구원이 대중 강좌를 벌이기로 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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