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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혈서' 성주 주민들…"땅 한 평 못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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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혈서' 성주 주민들…"땅 한 평 못 준다"

[언론 네트워크] 참외 농민 어르신에 유모차 끈 엄마들까지 "사드 철회"

"박근혜 대통령님, 우리는 우예 살라꼬예. 사드라니요. 안됩니더. 성주 땅 한 평도 못내줍니더."

경북 성주에서 만두가게를 운영하는 장영선(56)씨는 성주군이 사드 국내 배치지역으로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온지 하루 뒤인 13일 오전 이 같이 말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장씨는 길건너에서 속옷가게를 하는 또 다른 주민과 길거리에 서서 "사드 성주 배치는 절대 안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집도 가게도 팔고 이사 갈 수 밖에 없다"며 "잠도 못자고 모이면 그 얘기다. 성주는 암흑"이라고 말했다.

▲ 성주로에 걸린 '친환경 농천에 사드 배치 왠말' 현수막(2016.7.13) ⓒ평화뉴스(김영화)

▲ 유모차 부대의 "사드 성주 배치 반대"(2016.7.13.성밖숲) ⓒ평화뉴스(김영화)

같은 날 성주에서 평생 참외 농사를 지은 농부 하정변(66)씨는 성주군청을 찾았다. 지난 12일 오후 6시부터 군청 앞에서 단식농성중인 김항곤 군수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그는 "사드가 뭐가 필요하냐. 사드 들어오면 성주고 대한민국이고 박살난다"며 "검증도 안된 무기를 왜 농촌에 들이려 하느냐. 들어오는 순간 참외 농사는 못짓는다. 청정지역 성주에 사드라니 참 대통령은 뭐하는 사람이냐"고 비판했다.

▲ 사드 반대를 독려하러 군청을 찾은 지역 농부들(2016.7.13) ⓒ평화뉴스(김영화)

이날 범군민궐기대회를 찾은 30대 유모차 엄마부대도 사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보였다. 노연우(36)씨는 "집 창밖이 사드 예정부지 호크미사일 방공기지 산"이라며 "사드 레이더 전자파가 영향을 미치는 곳과 1.5km도 안된다. 암담하다. 이사갈 집을 구해줄 것도 아니면서 얘들은 어떻게 키우냐"고 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국내 배치지역으로 경북 성주가 확정됐다는 소식이 12일 <연합뉴스>에 의해 보도되자 단체장, 주민들이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지역 곳곳에는 '사드 반대' 현수막이 걸렸고 거리에는 서명운동이 전개됐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저마다 사드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 사드 반대 범군민궐기대회에 모인 주민 5천여명(2016.7.13.성밖숲) ⓒ평화뉴스(김영화)

성주군과 지역 단체 50여곳이 참여하는 '사드성주배치반대 범군민비대위원회(위원장 이재복)'는 13일 오전 성주읍 성밖숲에서 '사드반대 범군민궐기대회'를 열고 "사드 성주 배치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김항곤 군수, 배재만 성주군의회의장, 이재복 위원장 등 주최측 추산 5천여명(경찰추산 3천여명)이 참석했다. 성주 인구 4만5천여명 가운데 10%가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

특히 20대 대학생, 유모차 30대 엄마부대, 참외 농사를 짓는 농부, 재향군인회 노인들, 30~40대 넥타이부대 등 다양한 연령대의 군민들이 궐기대회를 찾았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사드 성주 배치를 허용할 수 없다"며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궐기대회에서는 군수와 군의회의원, 경북도의원, 비대위원들의 사드 배치 반대 혈서 퍼포먼스가 진행됐고 북한 무수단 미사일 화형식도 이어졌다.

▲ '사드 성주 배치' 신문을 읽는 군의원(2016.7.13) ⓒ평화뉴스(김영화)

▲ '사드 성주 배치 결사반대' 혈서를 쓰는 범비대위원(2016.7.13) ⓒ평화뉴스(김영화)

또 이들은 성주 사드 배치 반대 결의문도 채택했다. 결의문은 "사드 후보지가 성주로 거론됨에 분노하며 배치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안전을 위협하고 지역경제를 파탄시키는 사드 배치를 결사 반대 한다. 사드 성주 배치를 막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떠한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내용이다. 집회 후 김 군수와 군의회의장, 비대위원장 등 2백여명은 서울 국방부를 항의방문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사드 성주 배치 반대 결의문과 주민 2만여명의 반대 서명지를 전달한다.

▲ 범군민궐기대회에서 '사드 반대'를 촉구하는 김항곤 군수(2016.7.13) ⓒ평화뉴스(김영화)

김항곤 군수는 "삶의 터전, 우리 고향, 우리 고장 성주 땅을 짓밟고 희생을 강요하는 정부에 분노한다"며 "생명의 땅을 사드로 손상시키면 조상과 후손에 면목이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끝까지 저지 하겠다. 절대 하락치 않겠다"면서 "불합리한 타협은 않고 피토하는 심정으로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배재만 군의회의장도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며 "사드에 성주 땅을 절대 내줄수 없다"고 했다. 이재복 범비대위원장은 "국가 보안을 위해 희생을 감수해왔지만 일언반구 없이 또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것은 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민주공화국에서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지자체와 주민 의견수렴을 하나도 거치지 않고 강요하는 것을 받아 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 군민궐기대회를 마치고 차를 타고 이동하는 주민들(2016.7.13) ⓒ평화뉴스(김영화)

▲ 사드 배치 지역으로 알려진 성산리 일대 호크미사일 방공기지(2016.7.13) ⓒ평화뉴스(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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