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8일 새누리당 20대 국회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마친 후 유승민 의원과 악수를 하면서 가벼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박 대통령은 오찬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대화를 나누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민 대변인은 "대통령이 진지한 표정으로 양손을 쓰면서 (유 의원과) 말씀을 나누었다"고 전하며 "당시 뒤에 서 있던 의원이 두 사람의 대화 시간을 재 봤더니 약 35초간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유 의원을 배웅할 때 "굉장히 밝은 표정으로 웃으면서 얘기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유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의 K2 공군 기지 이전 문제로 짤막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구 얘길를 좀 했고 K2 공항 얘기도 두 분이 좀 하시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의원들을 배웅하는 내내 자리를 함께 지켰다.
이와 관련, 유 의원은 "오늘 청와대 오찬 후 다른 의원님들과 똑같이 대통령께 인사를 드렸다. 오랜만에 뵙는 자리라 간단한 안부 인사를 드렸고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로 진행된 이번 '새누리당 의원과의 오찬'은 공천 파동과 선거 패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거치며 더욱 극심해진 당내 계파 갈등을 수습하고 당-청 간 의기투합을 그 목적으로 했다고 풀이된다.
비박계 일각이 박 대통령이 오찬 중 각 테이블을 순회하며 얼마 전 복당한 유 의원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거나, 더욱 파격적으로는 헤드 테이블에서 유 의원과 식사를 함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던 배경이기도 하다.
유 의원의 식사 테이블은 5번으로 박 대통령으로부터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있었다. 청와대는 관례대로 식사 테이블을 소속 상임위원회별로 마련했으며, 헤드 테이블에는 청와대 이원종 비서실장과 함께 정진석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이 앉았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유 의원이 국회법 개정안 파동 후 원내대표직에서 자진 사퇴하고 딱 1년이 되는 날이었다.
박 대통령이 비박계 '맏형'인 김무성 전 대표나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친박계 서청원 의원과는 어떤 대화를 나눌지 또한 초미의 관심거리였다.
박 대통령은 김 전 대표에게는 "이번 여름에는 어디로 휴가를 갈 계획이냐"며 안부를 물었다고 한다.
또 서 의원에게는 "당내 최다선 의원으로서 후배 의원들을 지도하시는 데 많이 애쓰신다"고 치하하며 "8선이신데 국회의장까지 (야당에) 양보해줘서 당의 화합적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이우현 의원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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