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이하 현지 시각) 오바마 대통령은 노스캐롤리아나 주 샬럿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함께 첫 지원 유세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역사상 클린턴 만큼 대통령이 될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었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을 한껏 추켜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치열했던 경쟁을 언급하며 "경선을 거치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얼마나 똑똑하고 준비된 사람인지를 알 수 있었다"면서 "그는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다시 일어나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으로서도 훌륭하게 업무를 처리했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은 안정적이고 진실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실제 대통령 자리에 앉아보지 않고서는 대통령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들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트위터를 할 수 있지만, 누구도 실제 그것(대통령직)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트럼프의 공약이 "허위 엄포"라면서 "이런 것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가 공약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트위터를 통해 선동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대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은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타고 샬럿에 도착했으며 이후 유세장까지도 함께 이동하는 등 강한 유대감을 과시했다.
한편 클린턴 전 장관이 2009년부터 4년 동안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국무부의 이메일 계정 대신 개인 이메일 계정과 관련해 업무를 처리한 것과 관련, FBI는 이날 사건 수사 종료를 발표하면서 법무부에 불기소 권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클린턴 전 장관이 개인 이메일 계정을 통해 주고받은 이메일 중 총 110건에서 비밀 정보를 포함하고 있었지만, 고의적으로 법을 위반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불기소 권고를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일단 클린턴 전 장관은 개인 이메일 사용이라는 악재에서 벗어나 대선 본선을 위한 준비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FBI가 법무부에 기소를 권고했다면 대선 후보 자격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었던 최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셈이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클린턴 전 장관 측은 개인 이메일로 주고 받은 자료 중에 기밀로 분류된 정보가 없었다고 누차 해명해왔다. 하지만 이번 수사 결과를 통해 110건의 이메일에서 당시 기준으로도 비밀정보로 분류되는 사항을 포함하고 있었다. 또 이 중에 8건의 이메일에서는 1급 비밀 정보가 담겨있기도 했다. 코미 국장은 이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과 측근들이 매우 부주의한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은 본선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이날 미국 방송 CNN에 출연한 자리에서 코미 국장의 발표만 보면 이는 충분히 기소할만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경쟁자인 트럼프 후보는 이날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사법)시스템이 조작됐다. FBI 국장이 '사기꾼 힐러리가 국가안보를 손상했다고 말하면서도 기소는 하지 않기로 했다. 와우!"라고 밝혀 FBI의 불기소 권고 결정에 반발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공화당과 트럼프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함께, 코미 국장이 클린턴 전 장관이 부주의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메일 두통이 가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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