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의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과 관련해, 당의 최초 PI(Party Identity)를 만든 업체가, 바뀐 PI를 제작한 김 의원 측 '브랜드호텔'과 하청업체 간 거래가 업계 관행은 아니라고 14일 지적했다.
'브랜드앤컴퍼니'는 애초에 제작된 당의 PI가 바뀌는 과정에서 당과의 사전 협의는 없었고 총선 한 달 전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브랜드앤컴퍼니 이상민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의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당 PI가 교체될 때의 정황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김 의원이 주도한 브랜드호텔이 인쇄업체로 부터 1억1000만 원을 받은 게 '업계 관행'이라는 김 의원과 국민의 당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이 바뀐 PI를 발표한 3월 22일로부터 8일 전인 3월 14일에 PI를 교체해달라는 요청이 담긴 이메일을 당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당이 밝힌 PI 교체 사유를 묻자 이 대표는 "벤처기업가 정신을 중요시하는 안철수 대표는 '젊은 후보'로 내세울 수 있다고 판단한 김수민 씨가 새로 제안한 PI를 상당히 맘에 들어한다고 했다"고 대답했다.
안 의원이 브랜드호텔을 처음 방문한 3월 초에서 14일 사이에, 김 의원이 새 PI를 안 대표에게 제안했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PI를 선거 공보나 현수막 등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을 진행하던 이 대표는 새 PI가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선거 공보 등에 어떻게 적용할지도 나와있지 않은 상황에서 새 업체가 일을 맡는 게 좋다고 판단해 손을 떼기로 했고 이후 작업은 브랜드호텔이 주도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최초 PI 작업에 참여하게 된 것은 브랜드앤컴퍼니와 안철수 연구소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데다 안 대표와 CEO 포럼 등에서 안면이 있어서였다"고 밝혔다.
1월 초 신당 명칭 공모부터 시작해 PI 업체가 바뀐 3월 14일 전까지는 김영환 전 의원과 안 대표 측 보좌관, 당 사무국 직원 등과 일주일에 한 번 꼴로 회의했고 박선숙 의원도 가끔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브랜드호텔이 선거공보 제작 업체에 20억원을 주고 1억1천만원을 받은 과정을 두고 "업계에서 진행되는 절차와 안 맞고 처음 본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브랜드호텔을 처음 만든 인물이자 김수민 의원의 모교 지도교수인 김모 교수는 1억1000만 원이 정당한 창작 노동의 대가라고 주장한 바 있다.
즉 기획 업체가 선거공보 제작 대금 20억 원을 받아 19억 원을 제작업체에 인쇄 비용으로 주는 건 자연스럽지만, 제작업체가 20억 원을 모두 받아 그 중 1억 원을 기획 비용으로 지출하는 건 관행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선거 공보물 제작 업체가 브랜드호텔과 한 업무 내용을 '맥주 광고'로 기재해 허위 계약서를 쓴 과정이 '관행'이라는 국민의당 측 해명 역시 "이렇게 체계적이지 못한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건 극히 드물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과 김 교수 측의 해명이 "브랜드 업계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도 말했다.
브랜드호텔이 선거공보 제작 비용으로 20억 원을 지출했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이 대표는 "브랜드앤컴퍼니가 선거공보 제작 업체 입찰 시 23억 원을 적어 냈는데, 이 금액도 이윤을 남길 만한 액수가 아니었다"며 "(브랜드호텔처럼) 20억 원을 적어냈다면 2억5000만 원 정도가 적자"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선거 공보물을 제작한 실적이 있느냐가 중요할 수 있어서 적자를 보더라도 본의 아니게 계약을 체결할 수는 있지만, 이번 건은 굳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 관행과 어긋나는 거래 과정에 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당 차원에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로직(논리)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진행된 거래일 뿐이지, 당 차원에서 그렇게 어설프게 일이 진행됐다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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