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호된 질책을 들었다. 박원순 시장은 8일 국회를 찾아가 "무조건 제 불찰과 책임이 크다"며 고개를 숙여 사과하며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서울시의 '긴급 정책 현안 간담회'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변재일 정책위원회 의장, 신경민 서울시당위원장, 한정애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이철희 의원, 박용진 의원, 이재경 대변인 등에게 사고 현황과 재발 방지 대책을 보고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사건에는 무조건 제 불찰과 책임이 크다"며 "다시 한 번 고인과 유가족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당과 의원님께도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김종인 대표는 "어제 박원순 시장이 죄송하다고 사과의 말씀을 했다. 박원순 시장이 말씀해주신 말을 그대로 믿고, 이것이 계기가 돼서 여러 협치가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 박원순 시장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김종인 대표가 자리를 떠난 후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질책이 이어졌다. 변재일 정책위원회 의장은 "그동안 국정 감사 등을 통해 누차 지적해온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이런 사태까지 이른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면서 "적어도 서울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참담하다. 당으로서는 당혹스럽고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질책했다.
신경민 서울시당 위원장은 "이번 사고가 박원순 시장이 꿈꾸는 세상과 전혀 맞지 않다. 이번 기회에 서울시가 전관 예우 문제를 전면적으로 점검했으면 좋겠다"면서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거듭 사과한 박원순 시장은 "당의 질책과 걱정을 깊이 새겨서 서울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근본적인 안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면서 "'메피아(메트로+관피아)' 등 전관예우 악습을 척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전반적인 직영화 방안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재발 방지 대책으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책임 소재를 가리고, 위험한 업무에 대한 직영화를 단계별로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메피아'를 척결하고, 스크린도어 등 지하철 안전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더불어민주당에 보고했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박원순 시장을 호되게 질책했지만, 새누리당이 "구의역 사고에 대해 국정 조사를 벌이자"고 요구한 데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경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국정 조사 요구에 대해 "당장 입장을 정리한 상황은 아니다. 논의해서 입장을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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