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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이후 손잡은 북중, 대북제제 균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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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이후 손잡은 북중, 대북제제 균열 시작?

한미일 6자회담 대표 "지금 대화할 때 아냐" 견제구

북한 리수용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같은 시각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일본 도쿄에서 만나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일 중국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리수용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과 면담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시 주석을 면담한 것은 지난 2013년 5월 24일 당시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만난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북중 우호협력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면서 "북한과 함께 노력해 북·중 관계를 수호하고 돈독히 하고,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그동안 껄끄러웠던 양국 관계를 개선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리 부위원장 역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를 통해 양국관계의 개선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구두친서에서 "북한은 북중간 전통우호 관계를 강화·발전시키고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는데 중국과 공동으로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 시 주석은 "유관 당사국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대화와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며 기존 중국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같은 시각 일본 수도 도쿄에서는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각국 수석대표들은 시 주석과 리 부위원장의 만남을 의식한 듯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의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국의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어떤 대화에 있어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최우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김 특별대표는 "우리는 (북한과의) 의미 있는 대화에 오픈돼 있음을 분명히 해왔다"면서도 "그들(북한)이 진정 의미 있는 대화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가 일본 도쿄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AP=연합뉴스

오죽했으면 일본학자마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광명성 4호 발사 이후 냉랭해 보였던 중국과 북한이 사실상 관계 회복을 위한 단계에 돌입하면서 국제적인 대북 제재 국면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남대학교 김근식 교수는 "시진핑-리수용의 만남과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가 만나는 장면이 제재의 균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모든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를 이행하긴 하지만 속내는 다른 상황에서 국제 제재 공조라는 공동 전선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베트남과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하면서 중국 견제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을 버려두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북한의 관계 개선을 포함, 현재 북핵 위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결국 북한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을 만들어 나가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동대학교 김준형 교수는 "북한은 자신들이 선도해서 남북회담을 하자고 했고 중국에도 방문했다. 자신들이 주도권을 쥐고 미국, 중국, 한국을 비롯해 주변국가들의 패를 다 드러나게 만들어버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평화체제와 비핵화의 연결을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신 비핵화만 아니라면 확실하게 대화에 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를 중국이 반갑게 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안보리 결의안 2270호 채택 이전인 지난 2월 23일(현지 시각)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외무장관이 만나서 했던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여차하면 북한을 돕겠다며 미국에 대화에 나오라고 압박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계속하면서 할 일은 하고 있다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이번 북중 양국의 만남으로 일정 부분 국면 전환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성의있는 의지와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대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압박 외에 다른 해결 수단은 테이블에 올려두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세종연구소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정부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주도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최근 겪은 한 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5월 30~31일 이틀 동안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원에서 주최하는 한중일 3국 안보협력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로부터 한국의 향후 대처 방안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회의에 참석한 일본 학자들이 북핵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한 이런 상황에서는 한국이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가지고 해결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전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었다"라며 "강대국들이 문제 해결적인 정책을 쓰지 않고 대결적이고 전쟁 위협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우리 정부는 평화 증진적이고 문제 해결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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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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