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3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일어난 19세 하청 노동자의 산재 사망 현장을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은 일제히 국회 차원의 대응 법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와 더불어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차례로 구의역을 방문해 숨진 김모(19) 씨에게 조의를 표하고 헌화했다. 또 서울메트로 안전관리본부장을 만나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더민주·정의당 "안전 관련 작업자 정규직 채용 법제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서울메트로 안전관리본부장을 만나 "사고가 난 다음에 사후약방문으로 대책을 항상 해왔는데, 그동안에는 이런 사고에 대비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김종인 대표는 "지나치게 경비 절감이라는 측면만 고려하다 보니 인명에 대한 문제를 고려하지 않아서 발생한 사고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메트로 측은 '재발 방지 대책'으로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를 꾸려 하청 노동자들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고용 승계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같은 당 추미애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우선 철도 안전법을 개정해서 안전과 생명에 관한 업무는 직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서울메트는 자회사로 해결하겠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 재검토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보다 앞서 사고 현장을 방문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안전과 관련된 작업자들은 반드시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본사에서 책임을 지도록 지난 19대 국회에서 법안을 제출했지만 이루지 못했다"면서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에서는 김 씨의 불행하고 비통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법제화를 야3당이 공조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데 대해 국회에서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국회에서 제도적으로 고칠 일이 있으면 다시 한 번 손보고 자세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국민의당 박지원, 박원순 강력 비판 '눈길')
정진석 "국회 차원에서 서울시, 서울메트로 상대 진상 규명할 것"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문제는 여야 없이 머리를 맞대고 필요한 법안이 있다면 성안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정진석 원내대표는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의 관리 소홀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면서 "국회 차원에서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진상 규명을 해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구의역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흰 국화꽃을 헌화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사고 현장에서 숨진 김모(19) 씨의 나이를 상징하는 흰 국화 19송이를 헌화하기도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전용 차량이 아닌 지하철을 타고 구의역까지 와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현장에 마련된 메모지에 추모 글을 적어 구의역 스크린도어에 붙였다. 김종인 대표는 "사람 잃고 대책 마련하는 방식을 버려야"라고 적었고, 추미애 의원은 "미안합니다. 사고 없는 사회 만들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사람이 존중돼야 합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꼭 만들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는 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건국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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