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36주년 기념식장에서 발생한 국가보훈처 간부의 성추행적 발언이 논란이 일면서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이 국가보훈처의 반대로 합창으로 불리게 된 마당에 그 담당 부처의 간부가 당사자로 지목되면서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21일 오월어머집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립 5.18민주묘지의 추도식 행사에 참석한 (사)오월어머니집 노영숙 관장이 보훈처의 간부에게 4.3항쟁 대표자들의 좌석배치를 요구하자 그 과장이 매우 무성의한 태도로 "자리가 없는데 제 무릎에라도 앉으라"는 충격적이고 성추행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오월어머집은 이날 "이날 기념식에 제주도 4.3항쟁 희생자유족회(회장 양윤경, 사무처장 양시영)와 4.3항쟁 여성회(회장 오정희) 등 4.3항쟁 관계자들이 참석했는데 국가보훈처에서 이들을 위한 좌석 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일반 참배객들과 중고생 참배객들의 자리인 맨 뒷좌석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월 3단체 회장단들도 '좌석 배치문제는 국가보훈처 쪽에서 한 것으로 자신들은 잘 모르는 일이지만 큰 결례를 한 것 같다'며 '행사 준비팀에 문의해 자리를 배치토록 하자'는 말을 듣고 노영숙 오월어머니집 관장이 보훈처의 간부에게 4.3항쟁 대표자들의 좌석 배치를 요구하자 그 간부가 '자리가 없는데 제 무릎에라도 앉으라'는 성추행적인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월어머집은 "이에 노영숙 관장은 수치심과 모멸감으로 '오늘 이 자리가 어떤 자린데 그런 상식 없는 발언을 하냐'고 따져 묻자, 이를 지켜보던 광주광역시청의 김수아 인권담당관도 '인권담당관인 제가 있는 자리에서 무슨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할 수가 있느냐'고 항의를 했다"고 전했다.
또 "성희롱적인 그런 발언을 묵과할 수 없다"며 노 관장은 거듭 항의를 했지만, 곧이어 행사가 시작되었고, 또한 국가기념일의 엄숙한 추도식 현장에서 큰소리를 내어 항의하는 것도 민망하겠다고 판단한 노 관장이 더 이상 다른 대응을 자제하면서 그 현장에서는 일단락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월어머니집 한 간부는 "오월어머니집의 관장 이하 어떤 어머니를 무릎에 앉히고 싶었던 것이었는지, 아니면 멀리 바다를 건너오신 제주도의 4.3항쟁 여성회장님을 앉히고 싶었던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일전에 국회의장까지 역임한 어떤 분이 골프장에서 여성 캐디를 성추행하여 망신을 산 사실을 벌써 잊었는지, 국가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오히려 국론만 분열시키는 쓸데없는 일에 매달려 직원들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 교육마저도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엄중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오월어머니집은 5·18민주화운동 제36주년 국가기념식장에서의 국가보훈처 간부가 행한 성추행적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오는 23일 월요일 오후 2시 시의회 기자실에서 열 예정이다.
프레시안=시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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