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0시 시작된 기념식은 국민의례에 이어 이병구 광주지방보훈청장의 경과 보고, 황교안 국무총리 축사, '기념 공연' 순으로 이어졌다. '기념 공연'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대신해 들어간 순서로, 이 노래를 오케스트라와 성악가, 합창단이 공연 형식으로 연주하고 참석자들 가운데 따라 부를 사람은 따라 부르라는 식으로 마련한 것이다. 이런 식순을 짠 것은 보훈처다.
'제창 불가' 방침을 밀어붙인 박 보훈처장은 이날 유족들의 고성 항의를 들으며 기념식이 시작하기도 전에 식장에서 퇴장해야 했다. 박 처장이 행사 시작 시간인 10시를 조금 앞두고 식장에 입장하려 하자 5.18 유가족 등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 방침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고, 이에 박 처장은 기념식 참석을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정작 노래가 흐르자, 기념식장 앞자리에 앉은 내빈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불렀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과 정진석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두 손을 앞으로 모아 태극기를 가만히 든 채로 서서 불렀고,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들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태극기를 한 손에 들고 아래위로 흔들며 불렀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태극기를 들지 않고 주먹쥔 손을 위아래로 힘차게 흔들며 따라 불렀다.
황교안 국무총리만은, 자리에서 일어나기는 했으나, 입을 한 일(一)자로 꾹 다문 채 '제창' 행렬에 동참하지 않았다. 앞서 정진석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지난 16일 보훈처의 '제창 불가' 입장에 대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기념식에 참석했을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불러야 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관련 기사 : 새누리, '제창 불가' 이유는 "대통령이 불러야 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3년째 불참했다.
황 총리는 기념사에서 "5.18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큰 진전을 이루는 분수령이 됐다"며 "우리는 고귀한 5.18 정신을 밑거름으로 삼아 사회 각 부문에서 민주주의를 꽃피우며 자유롭고 정의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데 힘써 왔다"고 했다. 황 총리는 "이제 우리는 이런 성취를 바탕으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성숙한 선진 사회를 구현해 나가야 한다"면서 '경제 활성화'와 '적폐 해소', '비정상의 정상화' 등 박근혜 정부가 제시한 국정 과제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받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념식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법제화를 하겠다"며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일을 일삼는 사람들의 처벌을 위한 법안도 제정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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