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했던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123정 폐쇄회로TV 본체를 해경 측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본체에 저장된 영상 4개 중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은 단 한 개이며, 나머지 3개 영상은 본체와 함께 행방이 묘연했었다. 본체 위치 확보로 영상 추가 검증 가능성이 열리면서, 참사 후 2년 만에 해경의 구조 실패 원인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향신문>은 20일 "지난 19일 오후 9시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박수현 학생의 아버지 박종대 씨는 목포해경으로부터 '세월호 구조 현장에 출동한 123정의 CCTV 본체는 우리 과(해상수사정보과)에 보관 중임을 통보합니다'라고 적힌 공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 씨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2년 가까이 정부를 상대로 123정 CCTV 공개를 요구해왔으나, 각 기관마다 "없다"는 답변만 들어왔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CCTV 본체는 목포해경에 있다"고 밝혔으나, 목포해경은 지난 5월 초부터 총 3차례에 걸쳐 박 씨 측에 "123정 CCTV는 본서에 없다"고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해경 관계자는 더욱이 "CCTV(본체)도, 자료(영상)도 없다"며 "거짓이면 책임지겠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목포해경은 불과 몇 시간 만에 '본체 없음'에서 '본체 보유'로 공식 입장을 바꿨다.
목포해경 관계자는 "CCTV 관리 소홀은 아니다. 소홀했다면 123정 CCTV 본체가 없어졌어야 하는데, CCTV 본체는 분명히 우리 서에 있다"면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측에서 공식적인 루트로 요구하면 논의를 거친 뒤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해경이 구조 실패 책임을 감추기 위해 CCTV를 고의로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옴에 따라 서둘러 CCTV 영상 공개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세월호 유족 측을 대리해온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 당선인은 "세월호 선장과 선원이 123정 내부를 자유롭게 돌아다녔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면서 "특별한 내용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왜 끝까지 공개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 신속하게 CCTV 본체와 영상을 공개해야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조만간 다시 목포해경을 상대로 정보 공개 청구를 할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