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 기자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무례한' 보도를 한 이유로 북한 당국에 의해 추방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방송 CNN은 9일 BBC의 루퍼트 윙필드 헤이즈 기자가 지난주에 보도한 내용으로 인해 북한 당국에 의해 추방당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헤이즈 기자가 평양을 떠나려던 지난주 금요일인 지난 6일, 공항에서 붙잡혀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으며 이후 풀려나 다시 공항으로 보내졌다고 밝혔다.
헤이즈 기자는 지난 4월 30일 이스라엘의 아론 치에하노베르 박사, 영국의 리처드 로버츠 박사, 노르웨이의 핀 킨들랜드 박사 등 노벨상 수상자들이 국제평화재단(IPF) 행사 중 하나로 북한을 방문하는 일정을 동행 취재했다.
그는 이들과 일정을 함께하며 평양 내부의 모습도 취재해 기사를 작성했는데, CNN에 따르면 북한은 헤이즈 기자가 지난 4일(현지 시각) 기사에서 김 제1위원장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CNN은 헤이즈 기자가 "(북한의) 관영 TV에서 젊은 지도자는 큰 의자에 앉아 산비탈을 향해 쏘는 대포들을 지켜보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헤이즈 기자가 지난 30일(현지 시각) 기사에서 김 제1위원장을 "뚱뚱하고 예측 불가능한 지도자"라고 표현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BBC는 이들을 북한에서 빼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BBC는 북한 당국의 한 관계자가 BBC에 "헤이즈 기자가 다시는 북한에 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축사에 갇힌 기자들
이처럼 북한이 당 대회를 위해 초청한 130여 명의 세계 각국 기자들을 '통제'하면서, 북한 당국에 대한 기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초청된 취재진은 당 대회 현장을 직접 취재하지 못한 채 과학기술전당, 인민문화궁전 등 북한 당국이 안내하는 명소를 전전하고 있으며, 당 대회 내용은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내보내는 소식으로 전달받는 수준이다.
CNN의 윌 리플리 기자는 "우리가 당 대회를 취재하러 왔지만 관의 통제를 받는 매체가 우리의 최고의, 그리고 유일한 취재원"이라고 했다. BBC의 스티븐 에번스 기자도 "기자들이 축사에 갇혀있다"고 비꼬았다.
미국 LA타임스의 매키넌 기자는 "오늘의 북한 긴급 뉴스 : 실크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비단공장 견학 영상을 올려 북한의 통제를 조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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