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됐던 한국 국적의 미국 대학생 주원문 씨가 석방됐다.
북한 적십자 중앙위원회는 5일 오전 통지문을 통해 주 씨를 이날 오후 5시 30분에 남한으로 돌려보내겠다고 통보했다. 지난 4월 22일 주 씨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이후 166일 만이다.
정부는 주 씨 석방에 대해 "이제라도 송환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아직까지 억류 중인 우리 국민 김정욱 씨, 김국기 씨, 최춘길 씨도 조속히 석방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25일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주 씨가 "미국과 남한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평양 주재 내외신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서 주 씨는 "서방에서 떠드는 것처럼 이 나라(북한)에 인권문제나 폭압 정치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북한 주민들이)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있고 발전할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주 씨의 갑작스러운 송환 배경을 두고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10월 10일을 맞아 대대적인 사면을 할 것이라고 공언한 것의 연장선에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14일 <조선중앙통신>은 "조국해방 일흔돌과 조선노동당창건 일흔돌을 맞으며 조국과 인민 앞에 죄를 짓고 유죄판결을 받은 자들에게 대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주 씨를 제외한 나머지 한국 국적 억류자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이에 대해 북한에서 생각하는 죄질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건 정황상 단순 불법 입북인 주 씨와 달리 나머지 3명은 북한에서 '국가전복음모죄'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이 주 씨 석방을 인권 문제를 비롯, 체제 선전에 활용하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정보 당국과 검찰은 주 씨가 송환되는 대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비롯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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