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불법 입국 혐의로 북한에 붙잡힌 주원문 씨의 조속한 송환을 촉구했다. 하지만 앞서 김정욱 선교사 등 3명의 억류자에 대해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바 있어, 이번 송환 촉구 역시 '메아리 없는 울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은 4일 성명을 통해 "북한이 일방적으로 우리 국민 주원문 씨를 억류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한이 주원문 씨를 조속히 석방하여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낼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주 씨가 "4월 22일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건너 비법입국하다가 단속됐다"며 "그는(주원문 씨) 자기 행위가 공화국법을 침해한 엄중한 범죄로 된다는 데 대하여 인정하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임 대변인은 성명에서 "북한이 보도를 통해 주장한 내용은 향후 주원문 씨가 우리 측으로 송환된 후에 확인해 보아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주원문 씨가 송환되기 전까지 국제규범 및 관례에 따라 신변안전 및 편의를 보장하고, 가족과 변호인의 접견"을 허용할 것을 북한에 요구했다. 그는 "아울러 현재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도 하루 빨리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남북 대화채널 막힌 상황…석방 위한 뾰족한 수 없어
정부가 성명을 통해 주 씨의 석방을 요구하고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주 씨를 비롯한 억류자 4명의 석방을 위한 이렇다 할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남북 대화 채널이 사실상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석방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대화 채널이 가동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억류자들을 송환시킬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미국이 억류자 2명을 빼내기 위해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전격 평양으로 파견한 것처럼, 특사를 파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3월 북한에 특사를 파견할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대화도 하지 않고 특사도 파견하지 않으면서 억류된 사람들을 풀어달라고만 하면 북한이 이에 순순히 응할지 의문이다. 더군다나 남북관계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자신들의 기준으로 봤을 때 죄를 지은 사람들을 아무런 조건 없이 남한으로 보내준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시나리오다.
이에 물밑접촉이든 실무접촉이든 억류자 석방을 위해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임 대변인은 억류자 석방과 관련해 북한에 보낸 통지문에서 "필요하다면 북측과 협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억류자 석방과 관련한 남북 협의의 여지를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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