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대변인 입장 표명 후 닷새 만에 입을 열었다. 결국 '마이 웨이'다.
박 대통령은 18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비서실과 내각은 새로운 각오로 국정에 전력을 다해 주길 바라고,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한 정책들을 꼼꼼이 챙기고 흔들림 없이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청와대 비서진 교체, 개각 등을 일축하고 참모들과 국무위원들을 사실상 '재신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번 선거의 결과는 국민의 민의가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국민의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서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민생에 두고 사명감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무리하도록 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가 민생과 경제에 매진하는, 일하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정부도 새롭게 출범하는 국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겸허한'이라는 단어와 "정부도(…) 국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말을 빼면 정연국 대변인의 '두 줄 논평'과 비슷한 내용이다. 정 대변인은 선거 패배 직후인 지난 14일 오전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길 바란다. 국민의 이러한 요구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논평을 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선거와 관련해 "최근 국제 신용평가 기관들도 선거 때문에 구조개혁이 지연될 경우 우리나라 신용 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며 "상황이 엄중한만큼 수석들은 고용, 소비, 투자, 수출 등 모든 부문에서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책을 내각과 함께 고민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제 위기론'을 설파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침체와 북한의 도발 위협을 비롯한 대내외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개혁들이 중단되지 않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루어져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우리 경제가 개선되는 추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경제 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계 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손 놓고 있다가는 저성장의 소용돌이에 같이 빨려들어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활성화와 구조 개혁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노동법, 서비스산업발전법 등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재정 건전성 확보와 경기 회복을 위한 재정 투자를 동시에 강조하며 '재정 누수'를 잡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재정 사업 전반에 걸친 강도 높은 재정 개혁 방안을 마련해서 전 부처가 인식을 공유하고 즉각 시행할 수 있도록 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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