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여론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고 적잖은 표차로 낙선했지만, 녹색당 후보가 '보수의 아성' 대구에서 30%가 넘는 표를 얻었다.
제20대 총선 대구 달서갑에 후보로 나선 변홍철(47) 녹색당 후보는 14일 오전 0시 40분 현재 30.7%의 득표율을 올려 2위를 달리고 있다(개표율 73.0%). 이는 출구조사 결과(29.7%)를 약간 웃도는 성적이다.
새누리당 곽대훈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만큼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비례대표 득표율 0.7%에 불과한 소수 정당의 후보가 지역 주민 셋 중 하나의 선택을 받았음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 텃밭 대구에는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등 범 진보 정당 후보 셋이 출마했다.
변 후보는 지난 1월 18일, 달서갑의 야권 후보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 경선에만 7명이 달라붙은 '철옹성'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그가 출마 선언한 곳이 선거구가 아닌 수성구 범어동 녹색당 당사여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총선은 한 지역구의 선거가 아니라 대구 전체 유권자들에게 녹색당의 가치를 알리는 의미의 선거"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관련 기사 : 녹색당, 대구 첫 총선 출마 …"회색 국회에 초록의 균열을)
이번 총선에서 변 후보는 '초미세 먼지 없는 달서구'를 선거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낙동강 수질 개선 등 여태 여의도 정치권에서 주로 다뤄지지 않은 생활 밀착 의제를 유권자에게 제시했다.
변 후보는 대구에 일찌감치 대안적인 삶의 가능성을 알려왔다. 지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녹색평론> 편집장과 편집주간을 지냈고, 201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녹색당원으로서 대안적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녹색당 대구시당 창당준비위원장과 전국 공동정책위원장을 지냈고, 2013년부터는 청도 34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을 지냈다.
변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뿌렸다가 경찰의 출석 요구서를 받아 현 정부의 강압적 통치 부작용을 몸소 체험했다. 지난해 2월 16일 변 후보는 대구시 수성구 새누리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사무실 입구에서 박근혜 정부의 종북 몰이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을 비판하는 유인물 20여장을 뿌렸다. 페이스북에 해당 내용을 알린 그는 다음날 수성경찰서로부터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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