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대선주자인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반대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결국 우리가 (FTA) 협상을 잘 했다는 방증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5일 낮 기자들과 만나 "곱씹어 보면 (오바마 상원의원의 입장은) 우리를 도와주는 게 아니냐"며 이 같이 말했다.
"곱씹어 보면 우리를 도와주는 것"
'광우병 논란'과 한미 FTA 비준 문제가 사실상 엮여 있는 데다, 유력한 미국의 차기 대선주자마저 한미 FTA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면서 연내 비준은 이미 물건너 간 게 아니냐는 예상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도 청와대의 해석은 독특했다.
오바마 상원의원이 미국의 '국익'을 내세워 한미 FTA 비준에 반대입장을 밝힌 것은 거꾸로 보면 한미 FTA가 한국 측에 유리하다는 걸 증명한다는 것.
그는 또 "(미국은) 경선 중이기 때문에 (오바마 상원의원이) 왼쪽으로 편향돼 있는데, 후보로 확정이 되면 다시 가운데(중도)로 올 수밖에 없다"고 오바마 상원의원의 반대론을 '경선용'으로 깎아 내리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라도 비준안을 조속히 처리해 미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상원의원은 지난 23일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의회 내 많은 의원들처럼 나는 한미FTA를 반대한다"며 "한미 FTA는 아주 결함 있는(badly flawed) 협정"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오바마 발언으로 국민정서 바뀌었다"
한나라당 홍준표 신임 원내대표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바마 상원의원이 FTA는 한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정이므로 비준을 해서는 안 된다고 얘기했는데 이렇다면 우리가 바로 (처리)하는 것이 도리"라면서 조기비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의 발언으로 국민 정서가 많이 바뀌었다고 본다"며 "통합민주당이 만약 FTA를 계속 반대하면 민주당이 곤경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임시국회에서 마지막으로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국제사회에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쪽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면서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해 편치 않은 속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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