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 시각) 위스콘신 주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에서 크루즈 의원은 48.3%를 득표해 35%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 후보에 승리를 거뒀다.
미국 방송 CNN의 집계에 따르면 크루즈 의원은 부분 승자독식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위스콘신주의 경선 규칙에 따라 해당 주에 배당된 대의원 42명 중 36명을 확보, 트럼프 후보와 대의원 격차를 200여 명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크루즈 의원은 이날 경선 발표 직후 가진 승리 연설에서 지지자들에게 "공화당이 단합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오늘 밤이 전환점(Turning Point)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크루즈 의원이 언급한대로 실제 이날 경선이 공화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크루즈 의원이 트럼프 후보를 역전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트럼프 후보가 대의원의 과반을 확보해 자력으로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것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경우 어느 후보도 대의원 수 과반을 획득하지 못하면 '중대 전당대회'(brokered convention)를 통해 대선 후보를 다시 뽑을 수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 제도를 염두에 두고 트럼프 후보의 과반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공화당 지도부는 3위를 달리고 있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후보에서 사퇴해 반(反)트럼프 단일 전선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날 "케이식 후보는 물러나라는 압력이 있음에도 여전히 자신이 본선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후보의 패배는 공화당 지도부의 강력한 저지 노력과 더불어 트럼프 후보 본인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낙태 여성을 처벌해야 하고 한국과 일본의 핵 무장은 개별 국가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낙태 문제와 관련한 발언 때문에 구설수에 오른 트럼프에게 지난 한 주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면서 "크루즈가 본인의 힘으로 후보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트럼프로부터 대의원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민주당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56.4%를 득표, 43.3% 지지에 그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약 13% 차로 제치며 또 다시 승리를 가져갔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승리 연설에서 "위스콘신에서의 승리와 함께 우리는 최근 열린 8번 경선 중에 7곳에서 승리했다"면서 본인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의 주장대로 그가 상승세를 타고 있고 클린턴 전 장관이 다소 주춤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득표율에 따라 나눠 갖는 민주당 경선의 특성상 한 두 번의 경선으로 대의원 수를 따라잡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 현지 시각으로 19일에 열리는 뉴욕 주 경선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샌더스 의원에 다소 앞서 있다. 미국 방송 CBS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1654명의 등록 유권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이 53%를 얻어 43% 지지에 그친 샌더스 의원을 10% 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있다.
뉴욕 주에서 상원의원을 했던 클린턴 전 장관 입장에서는 뉴욕 주에서 얼마나 표차를 벌이느냐가 주요한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또 뉴욕 주에는 대의원 247명이 걸려있어 샌더스 의원으로서도 이곳에서 큰 차이로 패배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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