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 시각) 열린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애리조나주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은 유타주에서 각각 승리를 챙겼다.
우선 애리조나주의 경우 트럼프 후보가 47%의 지지를 얻어 24% 득표에 그친 크루즈 의원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애리조나주는 한 표라도 더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가 그 주에 할당된 대의원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제를 취하고 있어, 이 주에 배당된 58명의 대의원은 모두 트럼프의 몫이 됐다.
반면 유타주의 경우 크루즈 의원이 과반을 훌쩍 넘는 지지를 받으며 트럼프에 압승을 거뒀다. 크루즈 의원은 69%의 지지를 얻어 16% 지지를 받은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와 14% 지지를 얻는 데 그친 트럼프 후보를 압도했다.
유타주의 경우 득표 비율에 따라 대의원 수를 나눠 갖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50%를 넘는 득표를 한 후보가 있을 경우 그 후보에게 해당된 대의원을 모두 배정하는 '부분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타주에 배정된 대의원 40명은 모두 크루즈가 차지했다.
최근 다소 부진했던 크루즈가 유타주에서 큰 격차로 승리하고, 공화당 주류에서 이른바 '트럼프 낙선시키기 100일 작전'을 시작하면서 향후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화당은 일단 트럼프의 대의원 과반 확보를 막아내겠다는 계획이다. 공화당에서 최종 대선 후보로 확정되려면 전체 대의원의 절반인 1237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공화당에서는 어떤 후보도 대의원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중재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가 후보를 지명할 수 있다.
이에 공화당 주류는 트럼프 후보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크루즈 의원이나 케이식 주지사가 트럼프에 역전을 하지는 못할지라도,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최대한 많은 득표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이들에게는 크루즈와 케이식이 후보 단일화에 합의해 확실하게 반 트럼프 전선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강경 보수 성향의 크루즈와 다소 온건한 보수라는 평을 듣고 있는 케이식이 단일화에 합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외에 공화당 주류는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는 대의원들을 최대한 반 트럼프 진영으로 끌어모으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콜로라도주의 경우 대의원 37명이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다.
또 이미 경선에서 하차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벤 카슨 후보 등이 확보했던 대의원들도 공화당 주류의 공략 대상이다. 특히 루비오 의원의 경우 166명의 대의원을 확보했기 때문에 이들 중 상당수를 반 트럼프 진영으로 끌어온다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공화당 주류의 계산이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아이다호주와 유타주에서 각각 승리하면서 최근 부진을 만회했다. 샌더스 의원은 아이다호주에서 78%의 지지를 얻어 21% 지지에 그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큰 격차로 압도했다. 유타주 역시 샌더스 의원이 79%의 지지를 받아 20%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민주당 경선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려있는 애리조나주에서 57%의 지지를 받아 39%를 득표한 샌더스 의원에 승리를 거뒀다.
샌더스 의원이 두 곳에서 승리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슈퍼 대의원이 아닌 일반 대의원 숫자에서도 샌더스 의원에 비해 여전히 300명 이상 앞서있는 상황이라 대세가 뒤집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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