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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옥새 투쟁'에 깔린 이중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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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옥새 투쟁'에 깔린 이중 포석

[시사통] 3월 25일 이슈독털

관계는 파탄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의원의 관계가 그랬듯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관계도 파탄났습니다.

박 대통령 입장에선 배신을 넘어 반란으로 받아들일 겁니다. 김무성 대표가 뒤에서 딴짓한 수준을 넘어 자신에게 정치적 '퍽치기'를 한 것으로 받아들일 테니, 심판 수준을 넘어 응징하려 들 것입니다.

김무성 대표 입장에서 옥새 투쟁은 생존투쟁일 겁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기는 매한가지인 상황에 내몰리자 필사적으로 나섰을 것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죽느니 서서 싸우다 죽겠다는 각오로 일격을 날렸을 것입니다.

파탄은 기정사실입니다. 이제 관심사는 파탄 이후 진행될 결별 투쟁입니다. 어떻게 전개될까요?

일각에선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을 무리수로 단정합니다. 박 대통령의 위세가 아직도 하늘을 찌르는 상황에서 너무 빨리, 너무 격하게 차별화에 나섰다고 진단합니다. 그래서 김무성 대표의 허망한 패배를 예측합니다. 하지만 이건 일면적 분석입니다.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을 단순한 감정적 저항으로 바라본 데서 비롯된 피상적 분석입니다.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엔 포석이 깔려있습니다. 싸워도 혼자 싸우지 않고, 죽어도 혼자 죽지 않겠다는 일념 하에 놓은 회심의 한 수입니다. 바로 삼각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인데요.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이 껴안은 대상은 누가 뭐래도 대구 동을의 유승민 의원과 서울 은평을의 이재오 의원입니다. 가정해 보죠. 이 두 의원이 총선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어떤 정치적 스탠스를 취할까요?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선 비타협적 자세를 보일 것이고, 서로 간에는 연대감을 보일 것입니다.

헌데, 참 재밌습니다. 이 세 사람의 연대가 황금조합입니다. 김무성은 PK, 유승민은 TK, 이재오는 수도권을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세 사람이 전략적 거점을 틀어쥐고 연대를 모색하면 반(反)박근혜 삼각 벨트는 강력해집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응징을 막는 삼각 방패일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의 힘을 빼는 삼지창이 되기도 합니다.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만 고려한 제한적인 포석이 아닙니다. 김무성 대표 입장에서 3인연대, 삼각 벨트 구축은 또 하나의 포석이기도 합니다. 바로 대권 가도를 고려한 포석인데요.

이재오 의원은 그렇다 쳐도 유승민 의원은 대권 가도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입니다. 이런 사람이 친박의 핍박을 뚫고 총선에서 살아 돌아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친박의 패권 공천을 막지 못한 자신의 무기력한 모습과 유승민 의원의 불굴의 승리가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자신의 등짝을 유승민 의원의 정치적 발판으로 내줘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유승민 의원과 자신을 공동 운명체로 묶어야 합니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 합니다.

잘 하면 초과 이윤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옥새 투쟁 덕에 유승민 의원이 생환할 수 있었다는 시나리오를 퍼뜨리면 유승민 의원보다 한 발 앞서 나가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습니다.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은 '연사'로 인한 정치적 손실을 '흔들고 쓰리고' 한 방으로 만회하려는 진격의 한 수임과 동시에 죽더라도 '독박'은 안 쓰겠다는 방어의 한 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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