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셀프 비례대표 2번 공천'에 대해 당 내 파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김종인 지도부에 의해 서울 마포갑 지역 단수 공천을 받은 노웅래 의원은 21일 평화방송(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비대위 대표의 비례대표 후보 2번 추천에 대해 "지도부가 국민들의 민심을 반영해서 개선하고 시정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정치라는 게 우리 뜻대로 하는 게 아니고 국민 뜻대로 하는 것 아니냐"며 "다수의 목소리가 (비판적으로) 나온다고 한다면 충분히 우리 지도부에서 반영해서 해야 한다"고 했다.
노 의원은 '김 비대위 대표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라는 질문에 대해 "별 문제가 없지 않다. 별 문제가 없으면 문제를 지적하겠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종인 지도부가 들어서고 비노계 구심 역할을 하던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가면서 당내 갈등은 잠복해 있지만, 노 의원은 원래는 비노계로 분류되던 이다. 그는 김한길 의원과 가까운 구 새정치민주연합 내 의원 그룹 '구당모임(구 민집모)' 간사를 맡기도 했다.
이른바 친노 그룹 쪽에서도 김 비대위 대표에 대한 불만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모셔 온' 인사라는 사정, 총선 직전이라는 시점 등 때문에 공개적인 비난은 자제하고 있으나 물밑에서 느껴지는 김 비대위 대표에 대한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앞서 비례 공천 발표 이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그게 말이 되느냐"고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김 대표를 영입하면서 비례대표 앞 순번을 제안했다고는 하지만, 그 때와는 상황이 다르지 않느냐"며 당초 문 전 대표가 구상했던 '2인 공동선대위원장' 체제가 '김종인 단독 위원장'으로 바뀌었고, 이후 김 대표가 당규 개정 등을 통해 공천 관련 전권을 손에 넣은 만큼 '셀프 공천'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비대위 대표의 행보에 대해 "법정관리인으로 초빙됐으나 당규 개정으로 대표이사가 됐고, 이후 '군주적 리더십'으로 일사천리"라며 "4월 이후 당 대표 출마를 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대표가 아니라도 막전막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권력 행사를 자제할 분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이제 원내 김종인과 원외 문재인의 관계 설정이 더민주의 앞길을 결정할 것"이라며 "상보적일 것인가, 상충적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3시, 비례대표 순번에 대한 승인 여부가 결정될 중앙위원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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