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프레시안을 만들어 간다'는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기본 원리에 따라 구성된 독자 옴부즈만. 그 두 번째 모임이 지난 22일 서울 서교동 프레시안 회의실에서 열렸다. 지난달 31일 첫 모임을 하고 약 한 달 만이다. 프레시안 옴부즈만 모임은 당초 분기별 1회 모임을 하기로 했지만, 4월 총선 전까지는 매달 모임을 하자는 의견이 모였다. (☞ 관련 기사 :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을 평가해 주세요!)
이날 모임에는 다섯 명의 소비자 조합원 옴부즈만 위원과 한 명의 소비자 조합원 참관인, 그리고 전홍기혜 편집국장과 강양구 편집부국장, 임경구 협동조합 팀장이 참석해 지난 한 달간의 프레시안 보도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특히 4월 13일로 예정된 20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총선 및 선거 보도에 대한 의견이 주로 교환됐다.
옴부즈만 위원인 이주행 소비자 조합원은 <프레시안>의 총선 관련 정치 기사가 흥미 위주의 '경마식 보도'에 치우쳐 있지 않다는 점을 칭찬 거리로 우선 꼽았다. 이 조합원은 "다른 매체를 보면 마치 게임을 관전하는 듯 '누가 이랬다더라' '누가 어디 붙었다'와 같은 내용을 많이 보도하는데 이는 그냥 소모되는 이야기일 뿐"이라면서 "정치판이 결국 유권자들의 삶과는 관계없는 저들만의 세상인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조합원은 특히 시민건강증진연구소가의 지난 22일 자 칼럼인 '4.13 총선, 홍준표가 불안하다?!'를 예로 들며 "선거와 민생이 직결돼 있다는 것을 사례로 보여주는 기사"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을 앞두고 프레시안에 주어진 중요한 과제가 바로 총선과 삶의 연결성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라고 조언했다. (☞ 해당 칼럼 보기)
총선 보도와 관련한 옴브즈만 논의는 <프레시안>이 최근 연속 보도한 '4.13 호남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김욱 서남대 교수가 쓴 책 <아주 낯선 상식>을 둘러싸고 당사자인 김 교수와 장은주 영산대 교수, 윤중대 호남 누리꾼, 정희준 동아대 교수가 펼친 주장과 반박, 재반박이 이어진 데 대해 옴부즈만 위원들은 '그렇다면, 진짜 민심은 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논쟁이 전문가들의 주도로 다소 현학적으로만 진행된 것은 아니냐는 의문과 함께다.
김제완 소비자 옴부즈만 위원은 "양쪽의 의견이 워낙 팽팽해서 어느 쪽이 맞는 말인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했고, 이주행 위원은 "재미있게는 보았지만, 논문과 같은 글이 이어진 터라 이 이슈에 관심 있는 일반인이더라도 논쟁을 지켜보는 것이 어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조언했다. <프레시안>은 이런 옴부즈만 위원들의 조언 및 제안에 따라 '진짜 호남 민심'을 찾아가 보는 취재를 진행해보기로 했다.
이 외에도 '거대 정당들뿐 아니라 소수 정당의 다양한 총선 관련 활동에 더 주목하면 좋겠다'는 조언도 나왔다. 또 복수의 참석자들이 김종배 <시사통> 대표와 강양구 기자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독서통'에서 진행한 이지문 한국공익신고지원센터 소장 인터뷰 기사를 흥미롭고 의미있게 보았다고 평했다. 인터뷰는 책 <국민을 위한 선거는 없다>(다비트 판 레이브라우크 지음, 양영란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를 놓고 추첨 민주주의를 주제로 진행됐다. (☞ 관련 기사 : "국회의원, 선거 대신 제비뽑기로 정하자")
한편, 김동규 소비자 조합원 옴부즈만 위원은 사법부에서 나오는 주요 판결에 대한 심도 있는 기사를 주문하기도 했다. 김 조합원은 "최근 대법원에서 산별노조에서 기업노조로의 전환을 가능토록 하는 판결이 나왔는데, 이 판결이 향후 한국 사회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이런 주요 판결들과 사법부의 보수화와 같은 주제에 프레시안이 많이 집중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총선이나 정치 이상으로 사법부의 결정이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외교·통일 분야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한 접근 각도가 더 넓혀질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사드를 둘러싼 최근의 논쟁은 사드 배치로 중국과 어떤 외교 마찰을 빚게 될지, 한반도나 동북아 평화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와 같은 '정치적 접근'을 주로 하고 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사드 설치 지역에서 일어날 환경 문제 등도 차분히 짚어보면 좋겠다는 제안이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에서 일하는 한민수 옴부즈만 위원은 "주변 농작물, 가축, 농업 용수, 토양 등에 사드 레이더에서 나올 전자파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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