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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제 2의 국가보안법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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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테러방지법, 제 2의 국가보안법 되나

"전직 국정원장 재판받는데 국정원 권한 강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시민단체는 23일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테러방지법안에 대한 긴급 검토 의견을 내고 "정보 수집, 제재, 프라이버시 침해, 기타 추적 등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권한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영장주의의 예외인 독소조항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심각한 인권침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민변,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테러방지법에 대한 직권상정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같은 검토 의견서를 제시했다.

이들은 "지금 상황을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볼 수 없다"며 "대통령의 관심법안이라는 이유로 속전속결로 처리하려는 작금의 사태는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내정치와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전 국정원장이 재판을 받고 있고 비밀정보기관의 독주를 견제할 장치가 아무것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그런데도 테러방지법은 국정원이 테러 및 사이버테러 방지를 이유로 민·관·군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권한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는 국정원에게 더 큰 사찰권한을 지금, 당장, 무조건 제공하지 않으면 국가비상사태가 초래될 수 있는 것처럼 국민과 국회를 겁박하고 있다"며 "북한의 테러위협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이 준비한다는 테러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민변 등이 제시한 테러방지법안(국회의장 직권상정안)에 대한 긴급의견서 전문. 주황색 글자는 법안 원문을 인용한 것이다.

국회의장 직권상정안을 검토해 본 결과 여러 가지 인권침해 독소조항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반인권적인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는 것은 최악의 법에 대한 최악의 처리 조치이다.

▣ 가장 심각한 문제점

테러위험인물의 정의
"테러위험인물"이란 테러단체의 조직원이거나 테러단체 선전, 테러자금 모금·기부 기타 테러예비·음모·선전·선동을 하였거나 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를 말한다.

○ "기타 공공위해 예비, 음모, 선전, 선동"이 포괄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음. "기타 공공위해"가 앞에서 말한 위해단체 조직원이나 위해단체의 "예비, 음모, 선전, 선동" 활동을 해당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외의 공공위해 행위들에 해당하는 것인지에 대해 해석이 모호함.
○ 또한 테러위험인물을 지정하고 해제하는 절차와 주체도 없어서 결국 국정원의 판단만으로 테러위험인물로 분류될 수 있음.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정보수집
제9조(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정보수집 등) ① 국가정보원장은 테러위험 인물에 대하여 출입국·금융거래 및 통신이용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 경우 출입국·금융거래 및 통신이용 등 관련 정보의 수집에 있어서는 '출입국관리법','관세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통신비밀보호법'의 절차에 따른다.
② 국가정보원장은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정보 수집 및 분석의 결과 테러에 이용되었거나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금융거래에 대해 지급 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금융위원회 위원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
③ 국가정보원장은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개인정보('개인정보 보호법'상 '민감정보'를 포함한다)와 위치정보를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의 '개인정보처리자'와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제5조의 '위치정보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
④ 국가정보원장은 대테러활동에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대테러조사 및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추적을 할 수 있다.

○ '테러위험인물'의 정의가 모호한 반면 정보 수집, 제재, 프라이버시 침해, 기타 추적 등에 대한 국정원의 권한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영장주의의 예외인 독소조항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심각한 인권침해가 우려됨.
○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통신비밀보호법'의 경우 "각 법에서 정한 절차대로 정보를 수집한다"는 의미가 매우 불명확함. 각 법에 따른다면 굳이 테러방지법에 이를 조항으로 명시할 필요가 전혀 없음.
○ 개인정보와 위치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에 대해서는 어떠한 절차적 통제를 가하고 있지 않음. 단순히 "요구할 수 있다"고만 규정함으로써 영장주의 혹은 그에 준하는 절차통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로 방치하고 있음. 또한 '추적'이라는 개념도 모호함.

국가테러대책위원회
② 대책위원회는 국무총리 및 관계기관의 장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국무총리로 한다.

○ 법안 제5조에서 국가테러대책회의의 경우 위원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되어 있는데, 이렇게 법률에서 직접 위원들을 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에 포괄위임하는 것은 헌법상의 정부조직법률주의와 포괄위임(백지위임)금지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임.

대테러센터
② 대테러센터의 조직·정원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③ 대테러센터 소속 직원의 인적사항은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 법안 제6조에서 대테러센터 조직, 정원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되어 있는데, 이 역시 대통령령에 포괄위임하는 것으로 헌법상의 정부조직법률주의와 포괄위임(백지위임)금지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임.
○ 또한 대테러센터 소속 직원의 인적사항은 공개하지 않는 것 역시 민주적 통제에 벗어난 과도한 위임 입법임.

▣ 기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

테러의 정의
○ '테러 행위'의 정의와 관련하여 권한행사 방해,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함 등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자의적인 집행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음.
○ 사람을 살해, 상해, 신체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는 등의 행위의 경우, 공무집행방해, 공무집행방해치상 등과 구분이 되지 않을 수 있음. 그렇다면 공무원에 대한 공무집행방해행위의 상당부분이 테러로 규정될 수 있음.
○ 법안 제2조 1호 라목에서 열거되고 있는 각 시설유형들은 그것이 폭발물 등에 의해 폭발되는 것으로 테러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러한 폭발에 의해 공중의 생명, 신체 안전 등에 심각한 위험이 발생되었을 때 테러가 되는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음. 예컨대, 공중이 이용하는 버스나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바람막이 또는 전기·가스시설 등을 단순히 폭발시키는 것에 그치는 경우 그 행위는 테러가 되는지, 아니면 그러한 폭발행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혹은 다칠 위험이 발생한 경우에만 테러가 되는지를 분명히 하여야 할 것임.
○ 법안 제2조 1호 라목 (2)에서의 "시설"은 차량정비시설과 같은 공중이 이용하지 않는 시설도 포함하는지 명확하지 않으며, "또는 도로, 공원, 역, 그 밖에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은 차량의 운행과 관련된 것을 말하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도로 등을 말하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음.
○ 법안 제2조 1호 라목 (3)은 "전기나 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시설" 역시 일반가정집에 들어가는 분전판같은 소규모의 시설도 포함하는지 불분명함. 4)의 연료 수송·저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임. 요컨대, 라목의 경우 보호대상이 단순한 시설 그 자체인지 아니면 시설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공중의 안전인지가 명확하지 않음.
○ 법안 제2조 1호 마목 (2)에서의 "부당"의 개념은 불명확하거나 부적절함. 부당이란 이치에 맞지 않음을 의미하는데, 이때 이치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임.

외국인테러전투원의 정의
○ 법안 제2조 4호 '외국인테러전투원'의 개념 또한 "이동 또는 이동을 시도하는 내외국인"으로 규정하는데, 이 때 "이동을 시도"한다는 것의 의미가 불명확함. 이동의 예비·음모까지 처벌하고자 한다면 지나치게 광범위한 규율임.

대테러조사의 문제점
○ 법안 제2조 8호 "대테러조사"에서는 현장조사·문서열람·시료채취등의 증거수집행위와 조사대상자에게 자료제출 및 진술을 "요구"하는 행위를 포함함. 이는 단순한 비구속적 행정조사의 수준을 넘어서는 거의 강제적·구속적인 행정조사의 수준에 들어가는 것임.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이러한 대테러조사는 영장주의를 규정하고 있는 우리 헌법의 규정을 정면에서 위반하는 것이 됨.

점검 및 보고
○ 법안 제5조 3호 2항은 막강한 권한집중이 이뤄지는 대테러 기본계획에 대해 국회의 수정요구권과 동의권 등 보다 강력한 견제장치가 장치가 전혀 없음.

테러취약요인 사전제거
○ 법안 제11조 제2항에서 "제1항의 사업을 수행하는"이라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제1항에는 사업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음. 오로지 테러대상시설 및 테러이용수단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라는 개념만이 존재함. 이는 입법상의 개념불합치임.

테러선동, 선전물 긴급 삭제
○ 법안 제12조 중 테러선동, 선전물의 경우 테러를 선동, 선전한다는 것의 개념이 불명확하므로 기본권침해를 유발할 것임

외국인테러전투원에 대한 규제
○ 법안 제13조는 외국인테러전투원에 대한 출국금지조치는 90일로 제한되어 있으나 제2항 단서에 의해 이를 연장할 수 있게 하고는 그 연장횟수를 전혀 제한하지 않고 있음.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법원의 판결도 없이 영구히 출국금지조치가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

테러단체 구성죄 등
○ 법안 제17조 중 테러단체가입 "권유 또는 선동"의 개념이 불분명함. 권유라는 개념은 그 의미가 모호하여 무한 확장적용 될 가능성이 있으며, 선동의 개념은 '가입을 촉발시킨다'는 것이 되어 그 의미가 불명확하게 됨. 촉발의 대상은 행동인 것이지 가입이라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임.

부칙 제2조 1항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
○ 일부 테러방지법안은 부칙을 통해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7조 1항)을 개정하여 금융정보분석원장으로 하여금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조사업무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융정보를 국정원에 제공"하도록 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음.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7조 1항에 이미 금융정보분석원장이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와 관련된 형사사건의 수사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검찰총장에게 제공하도록 하고 있음. 또한 같은 법 7조 2항은 "테러자금조달행위와 관련된 형사사건의 수사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정금융거래정보를 국민안전처장과 경찰청장에게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음. 따라서 국정원이 이 정보를 별도로 받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임. 게다가 국정원이 요구하는 정보는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조사업무"라는 것인데, 이는 지나치게 모호하고 포괄적임.
○ 시행령 제11조의2는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에 따라 제공하는 정보가 특정되어 있으나 국정원에 제공하는 정보는 특정이 되어 있지 않음. 따라서 국정원은 굉장히 광범위한(테러와 전혀 상관없는 정보도 포함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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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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