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없는 미성년자는 비록 재산이 있더라도 소득이 없으면 올해부터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23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미성년자 연대 납무의무 면제 제도'가 지난 1월부터 확대 시행됐다.
미성년자가 본인 기준으로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 가까운 건강보험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우편, 팩스 등으로 제출하면 건보공단은 미성년자의 부모가 모두 사망한 사실과 소득 여부 등을 확인해 건보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9월 세월호 참사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아동에게 지역 건보료를 부과했다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고쳐 부모가 없는 미성년자가 비록 재산이 있더라도 소득이 없으면 보험료를 내지 않도록 했다.
그때 건보공단은 세월호 사고로 부모가 희생되고 홀로 남은 7살 여자 아이 A양과 9살 남자 아이 B군에게 건강보험료를 거뒀다.
시행령 개정 전 건강보험법은 부모 없이 미성년자로만 구성된 단독가구라도 소득과 재산이 있으면 시행령에서 정한 '지역가입자 보험료 연대 납부의무 대상자'로 건보료를 내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 시행령 조항에 근거해 건보공단은 세월호 희생자 A양과 B군이 비록 소득은 없지만, 재산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보험료를 부과했다.
A양과 B군은 숨진 부모가 유산으로 남긴 집 등 재산은 있지만, 소득이 전혀 없어 보험료를 낼 수 없는 처지였다.
이처럼 미성년자는 소득이 없으면 건보료 연대납부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되지만, 성년자가 포함된 세대는 세대 구성원 전원이 연대해 납부 의무를 지도록 한 건강보험법 제77조(보험료의 납부의무)에 따라 건강보험료 납부의무가 있다.
이런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연대납부 의무 탓에 저소득 가구의 청년층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는데다 보험료를 내지 못해 예금 등 재산을 압류당하고 있다.
2014년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이 대다수인 20대 중 압류조치를 받은 사례가 3만8천980건 615억에 달했고, 2015년 7월말 현재 2만8천220건 438억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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