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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한 로켓 기다렸나? 한반도 내 사드 배치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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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한 로켓 기다렸나? 한반도 내 사드 배치 협의

국방부 "북한에 대해서만 운용될 것"…중국·러시아 반발 예상

한미 양국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한반도 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공식 협의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류제승 정책실장은 7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호 발사 이후 오후에 열린 브리핑을 통해 "미국과 대한민국은 증대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 협의 시작을 한미 동맹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류 실장은 "한미 공식 협의의 목적은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 및 작전 수행 가능성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데 있다"고 밝혀 조만간 사드 배치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위협 때문에 사드 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류 실장은 "한미 동맹이 이러한 방어적 조치들을 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감행해 왔고,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고 신뢰성 있는 협상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사드배치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세웠지만, 이를 가지고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류 실장은 주변 강대국의 반발을 의식한 듯 "이러한 한미동맹의 결정(사드의 한반도 내 배치)은 한미 연합군 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인 커티스 스커패로티 대장의 건의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한국 정부가 건의하거나 주도한 사항이 아님을 시사했다.

또 그는 "앞으로 사드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북한에 대해서만 운용될 것"이라고 밝혀 사드에 배치돼있는 'AN/TPY-2' 레이더가 중국을 탐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즉 유효탐지거리가 600km로 한반도만 탐지가 가능한 레이더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든지 레이더 범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야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드의 'AN/TPY-2' 레이더는 종말 단계에서 요격하는 모드와 전방 요격용 모드로 나뉘는데, 전방 모드는 최대 탐지거리가 2000km에 달해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도 파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해 강력히 반대해왔다. 특히 중국은 지난 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중거리 전략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는 장면을 공개하면서 사드의 한반도 내 배치에 대한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러시아 역시 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난 알렉산드르 티모닌주한 러시아 대사는 사드 배치가 "한반도의 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결정이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을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사드 배치가 주한미군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라며, 한국군은 사드 구매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사드 배치 비용은 SOFA 규정에 따라 협의할 것이며 한국은 배치 부지와 기반시설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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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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