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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론스타 ISD 결격' 주장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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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론스타 ISD 결격' 주장 포기했나?

[송기호의 인권 경제] 최초 공개된 론스타 사건 중재판정부 결정 15호의 의미

오늘(5일) 론스타 사건의 마지막 심리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다. 그러나 밀실이다. 시민도, 기자도 출입할 수 없다. 5조5000억 원이라는 국가 예산이 걸려 있는 사건이지만 국회의원도 들어갈 수 없다. 나 역시 세 차례나 입장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작년 12월 30일, 나는 론스타 중재 판정부로부터 9쪽의 문서를 받았다. 론스타 사건의 열쇠를 쥔 비더 의장 중재인이 지난달 21일자로 서명하여 보낸 문서의 제목은 "민변의 의견제출 신청에 대한 절차 결정 15호"이다.

비더 의장은 이 문서에서 민변의 의견 제출을 불허했다. 결국 민변은 참관도 의견 제출도 모두 거부당했다.

이 문서는 론스타 중재 판정부가 그동안 내린 15번의 결정에서 공개된 유일한 것이다. 그래서 민변은 이 영어 문서의 전문을 우선 인터넷에 공개했다. (http://minbyun.or.kr/wp-content/uploads/2015/12/ICSID-측-답변_-Amicus-Curiae-제안-관련_20151230.pdf)

지금으로서는 이 결정 15호가 론스타 사건을 바깥에서 들여다 볼 유일한 창문이다. 론스타 중재 판정부는 이 결정서 4쪽에서 민변의 의견 제출을 반대하는 내용의 론스타측 서면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Factor 2: According to the Claimants, MINBYUN would address matters outside the scope of the dispute (ICSID Arbitration Rule 37(2)(b)). The Claimants contend that the Parties agree that LSF-KEB’s NFBO status is not a jurisdictional issue, so such status is not a matter in dispute between the Parties."

("사실관계 2항: 론스타에 의하면, 민변은 비쟁점 사항을 제기하려는 것이다. 론스타는, 론스타와 대한민국은 론스타(LSF-KEB)의 비금융주력자 지위는 관할권 쟁점이 아니라는 데에 동의하고, 따라서 그러한 지위는 당사자간에 다툼이 있는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한다."-필자 번역)

이 내용은 무엇을 의미하며 왜 중요한가? 론스타 사건은 무엇인가?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을 팔려고 했는데 정부가 승인을 지연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의 취득과 매각은 은행 대주주의 변동이라는 중요한 정책 문제이다.

한국은 산업자본은 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는 중요한 금융 정책을 가지고 있다. 이 규정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나와 있다. 그러므로 과연 론스타가 적법하게 외환은행 지분 64.62%를 취득할 자격이 있었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것이 위 결정 15호에서 말하는 비금융주력자 결격 사유('NFBO Banking Law issue', 'NFBO status'이다. (NFBO는 은행법의 비금융주력자의 영어 'non-financial business operator'의 약어이다.)

만일 론스타가 위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하여 자격이 없었다면, 그리고 그가 자신의 자격에 대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면 론스타는 적법한 투자자로서 보호받지 못한다. 그리고 바로 이는 론스타가 한국을 상대로 이 사건 국제중재를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것, 즉 론스타 패소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결격 사유는 매우 중대한 쟁점이다.

그런데도, 위 결정 15호가 요약한 론스타의 서면에 의하면, 이 중요한 쟁점을 한국은 포기한 것이다. 물론 이는 론스타의 서면 주장이므로 그 실체를 더 객관적으로 규명해야 한다. 나는 한국이 이 중요한 쟁점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생각할 수조차 없고 믿지 않는다.

그러나 결정 15호 4쪽의 또 다른 문장에서도 론스타의 주장은 일관된다.

"Furthermore, as the NFBO Banking Law issue has not been briefed, assembling new factual evidence and supplementary expert testimony would be burdensome shortly before the final hearing."

(더욱이 비금융주력자 은행법 쟁점은 제기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 관계 증거와 보충적인 전문가 증언을 종합하기란 곧 있을 마지막 심리에 부담이 될 것입니다.)

이 주장은 론스타가 다름 아닌 판정부에게 제출한 서면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사건 진행을 직접 담당하는 판정부에게 론스타가 사건 진행에 대해 거짓말을 하기는 쉽지 않다.

정부가 답을 해야 한다. 정말로 론스타의 주장과 같이 한국 정부는 론스타의 결격 사유에 대한 주장을 포기했거나 아예 제기조차 하지 않았는가? 믿고 싶지 않지만, 만일 그랬다면 왜인가? 애초 론스타의 주식 취득을 승인한 사람들이 론스타 중재 대응을 담당하고 있어서인가? 오직 진실된 답변만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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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호

보통 사람에게는 너무도 먼 자유무역협정을 풀이하는 일에 아직 지치지 않았습니다. 경제에는 경제 논리가 작동하니까 인권은 경제의 출입구 밖에 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뛰어 넘고 싶습니다. 남의 인권 경제가 북과 교류 협력하는 국제 통상 규범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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