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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5조 원 미스터리, 정부는 왜 감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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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5조 원 미스터리, 정부는 왜 감추나?

[송기호의 인권 경제] "IMF 금융 자본주의 극복할 새 정치"

론스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수신인으로 대한민국을 국제 중재에 회부하겠다는 문서를 청와대로 보낸 날짜는 2012년 5월 21일이다. 그로부터 3년도 넘은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국민은 이 5조 원대의 소송의 실체를 모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지난 6월에, 5조 원의 내역과 계산 근거를 공개하라는 행정 소송을 냈다. 그러자 법무부가 지난 7일, '비공개 처분 직권 취소 통지'라는 공문을 민변에 보냈다. 공문 이름만 놓고 보면, 법무부가 론스타 정보를 드디어 제대로 공개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공문을 열어 보니 공개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민변이 공개를 요구한 사항은 론스타의 5조 원대 청구의 내역과 계산 근거였다. 그러니까 론스타가 어떤 계산에서 5조 원대의 돈을 한국에게 내어 놓으라고 하는지 그 계산식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왜 5조 원대 청구액의 계산식이 중요한가? 이 계산식을 알아야 론스타 청구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도대체 론스타가 주장하는 5조 원 손해가 어떻게 계산되어 나온 것이고 그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그것은 납세자인 국민이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최소한의 내용이다.

그러나 법무부의 '공개' 공문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외환은행 매각 거래가 적기에 성사되었다면 론스타가 얻을 수 있었던 매각 대금에서 () 론스타가 실제 얻은 이익을 공제한 금액' 및 '론스타에 대한 과세액'이라고만 돼있다. 이 공문으로 5조 원이 어떻게 계산되었는지 알 수 없다. 왜 관료들은 이렇게 끝까지 감추는 것일까?

론스타가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하는 외환은행 매각 거래는 과연 어느 것이며 론스타가 주장하는 손해액은 얼마인가? 론스타는 여러 차례 외환은행 주식을 매각하려고 했다. 2006년에 국민은행에, 2007년에는 싱가포르 디비에스(DBS) 은행과 홍콩 샹하이 은행에, 그리고 2010년에 하나은행에 팔려고 했다. 2011년에는 대법원이 론스타가 외환신용카드 주가 조작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고 이를 근거로 금융감독위원회는 론스타에게 초과지분 매각 명령을 내렸다. 결국 론스타는 2012년에, 원래 4조7000억 원에 하나은행에 팔려고 했던 지분을 3조9000억 원에 팔았다.

법무부에 묻는다. 도대체 론스타가 손해로 주장하는 거래는 무엇인가? 2006년에 국민은행에게 팔려고 한 거래를 말하는가? 그러나 한국과 벨기에 투자 협정에서는 5년이 지난 뒤에는 국제 중재에 제소할 수조차 없게 되어 있다.(8.7조) 아니면 하나은행에게 팔려고 했던 것을 일컫는가? 그것은 론스타가 외환신용카드 주가 조작에 유죄 판결을 받은 결과이다. 왜 론스타는 자신의 불법 행위의 대가를 한국의 납세자에게 요구하는가?

그리고 법무부의 공문에서 말하는 '론스타에 대한 과세액'은 또 무슨 말인가? 론스타의 벨기에 '페이퍼 컴퍼니'를 포함해서 론스타는 이미 대한민국 법정에서 조세 소송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벨기에 투자 협정에서는 한국 법정에서 소송을 포기하지 않고는 국제 중재를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8.3조) 론스타는 국제 중재에서 세금 손해를 주장할 수 없다. 또한 한국 정부로부터 별도의 과세 처분을 받은 상대는 대부분 벨기에 페이퍼 컴퍼니들이 아니므로 이들은 한국 벨기에 협정을 이용한 국제 중재를 할 자격조차 없다.

론스타 사건은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관료들은 론스타 5조 원 소송의 실체마저 감추고 있다. 론스타 사건은 'IMF 금융 자본주의'가 1987년 민주 헌법을 껍데기로 만든 상징적 사건이다. IMF 사태는 김영삼 정부의 준비 안 된 금융 개방에서 시작했다. 이충열과 신장섭의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IMF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금융 부분에 있었다. 그러나 IMF는 오히려 한국 자본주의의 성장 동력이었던 제조업을 집중 공격했다. 이는 미국이 2008년 경제 위기 때에 구조 조정은커녕 대량으로 돈을 풀어 GM을 살렸던 것과 대조된다.

가혹하고도 적절하지 않는 구조 조정 결과 한국은 제조업의 동력을 잃어 버렸고, 국제 금융 자본에 편입되었다. 한국 경제는 장기적 투자와 성장을 멈추었다. 금융 자본의 단기적 수익 추구가 경제의 핵심 논리가 되었고 만성적으로 외환 위기 위험에 노출되었다. 나는 이를 'IMF 금융 자본주의'라고 부른다. 노무현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론스타 앞에 한국의 87년 민주주의는 작동하지 않았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국민이 진정 행복하려면 IMF 금융 자본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결국 그 몫을 새로운 정치가 담당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국민은 론스타 5조 원 청구가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 그 실체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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