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이 북한의 소행임을 보여주는 핵심 물증인 어뢰추진체의 부식이 심해 '1번' 글자가 알아보기 어렵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23일 "천안함 피격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어뢰추진체의 산화 작용이 많이 진행돼 보존 처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어뢰추진체에 표기된 '1번' 글자 주변도 녹이 심하게 슬어 글자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조사본부 건물에 전시된 이 어뢰추진체는 천안함이 침몰한 해저에서 건져올린 것으로,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으로 격침된 것임을 입증하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다.
어뢰추진체에 적힌 '1번'이라는 글자는 북한의 어뢰 표기 방법과 같아 당시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증거가 됐다.
그러나 국방부가 어뢰추진체의 부식을 막으려는 조치를 하지 않은 탓에 지난 5년여 동안 산화 작용이 진행돼 '1번' 글자도 식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국방부의 관리소홀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어뢰추진체의 부식을 알았지만 함부로 보존 처리를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하며 정부가 사건의 원인을 조작했다고 주장해온 신상철 씨의 명예훼손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증거물에 손을 댈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신 씨는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받았으며 내년 1월 25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 중인데 어뢰추진체를 보존 처리할 경우 증거물 훼손 논란이 일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0월 검찰의 어뢰 추진체를 포함한 증거물의 현장 검증이 끝났다"며 "앞으로 검찰과의 논의를 거쳐 어뢰 추진체 보존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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