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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2공항 후보지 '깜짝 발표'…정작 웃는 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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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2공항 후보지 '깜짝 발표'…정작 웃는 이들은?

개발 호재 지역 외지인 대거 소유…현지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

지난 10일 제주도 제2공항 후보지가 '깜짝 발표'된 이후 후보지 마을 현지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작 이 발표를 반기는 사람들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에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제2 제주공항'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활주로 1개의 제2 공항을 만들 경우 공사비가 4조1000억 원이며, 환경 훼손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제주공항은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저가항공사 취항이 늘면서 항공수요가 지난해 2320만 명에서 2020년에는 3210만 명으로 늘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서 제주시의 제주공항과 함께 제2공항을 동시에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제주 제2공항 입지로 결정된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온평·난산·고성·수산리 일대 지도. 빨간색 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공항이 들어설 곳이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이 일대 4.9㎢(150만평) 부지에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연합뉴스

온평리 주민들, "일체의 협의도 없었다"

제2공항 후보지는 온평·신산·난산·고성·수산 등 5개 마을에 걸쳐 있는 약 4.95제곱킬로미터(150만 평)이다.당초 후보지가 '신산리 지역'이라고 발표돼 신산리가 후보지의 중심인 것처럼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면적으로 확인해보니 온평리 일대가 예정지 면적의 7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온평리 주민들은 공항 건설과 개항에 따르는 소음 등의 환경문제가 심각한 개발사업에 대해 주민들과 일체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후보지가 지정됐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개발 예정지는 정부에 수용되기 때문에 보상 문제 등으로 지역 갈등이 심해질 전망이다. 특히 제2 공항이라는 호재로 후보지 주변 일대에 투기 바람이 벌써부터 불고 있기 때문에 정작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 12일 제주도청 현관에 '현 공항시설 확충 활용, 제2공항 건설 확정 환영' 등 제2공항 건설을 환영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도 중요하게 생각, 최대한 뒷받침할 것"

제주도에 따르면 성산읍에는 14개 마을이 있다. 후보지로 선정된 5개 마을 전체 토지만 68.51제곱킬로미터이며, 주민등록상의 거주지가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 주민이 41.4%를 차지하고 있다.

투기 우려를 막기 위해 제주도는 오는 15일부터 2018년 11월 14일까지 3년간 제2 공항 입지로 선정된 성산읍 전지역 107.8제곱킬로미터를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시지역 외의 경우도 농지 500제곱미터, 임야 1000제곱미터, 기타 250제곱미터 초과 토지를 매매할 경우, 행정시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허가를 받은 자는 일정기간 허가받은 목적대로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제2 공항 발표 이전에도 제주도는 전국 최고 수준의 땅값 상승률과 거래량 증가율을 보여 왔고, 지난 3분기 성산읍은 지가상승률이 제주도 내에서 가장 높은 3.75%였다. 또한 제2 공항 건설계획이 발표되면서 성산읍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투기 조짐이 일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만 해도 3.3제곱미터 당 30만~50만 원 하던 이 일대의 땅값이 공항 발표가 있기 전엔 100만 원 이상에 거래됐는데 공항 발표 이후엔 아예 매물이 사라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성산읍의 토지는 공시지가보다 최고 10배 이상까지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항부지에 가장 많이 포함된 온평리 인근의 한 토지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3.3㎡당 3만8000원에서 올해 4만8000원으로 26%나 올랐지만 실제 거래가의 5% 안팎에 불과하다. 공항부지에 포함된 주민들이 이 같은 공시지가에 기반한 감정가로 보상을 받게 되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불만을 의식해 제주도는 정부의 제2공항 설립 계획과 별도로 공항 주변 지역에 쇼핑과 관광 기능이 있는 상업 시설 위주의 '에어시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공항 주변 지역을 제주도의 경제중심지로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또한 제주도는 현재 단기적으로 추진하는 제주국제공항 시설 확충 방안도 2020년이면 포화 상태에 도달해 제2공항이 완공되는 2025년까지 5년간 공백기가 생긴다면서 "제2공항 건설계획 5년 단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2공항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모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개발사업이 되고 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12일 청와대와 국회를 잇따라 방문해 제주 제2공항의 조속한 건설을 위한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과 면담을 갖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비롯해 공사 중 거쳐야 할 여러 행정절차가 빨리 진행될 수 있게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로 뒷받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께서도 제주공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조속하고도 안전한 건설을 위해 최대한 뒷받침하실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원 지사는 또 안종범 경제수석에게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행정절차는 물론 국비 등 모든 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부탁한다"고 협조를 구하자 안 수석은 "제주공항은 다른 지역 공항들과 연계돼 있어 대한민국 전국 각 곳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하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공항이 완성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원 지사는 앞서 11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송언석 기재부 제2차관을 만나 예비타당성 조사 등 각종 행정절차 기간을 단축해 줄 것을 요청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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