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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친박 선언', 불과 3년 전 박근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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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친박 선언', 불과 3년 전 박근혜와…

김문수·홍준표, 전체주의적 국가관 앞세우며 국정 교과서 찬성

"국란을 돌파하려면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좌편향 교과서는 반(反) 민족주의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홍준표 경남지사는 29일 박근혜 정부가 최대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인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해석하기에 따라 '전체주의적 국가관'으로 비판받을 수 있는 발언들이다.

두 사람 모두 한때는 자칭·타칭 대표적 비박(非朴)계 새누리당(한나라당) 인사로, 과거 박 대통령과 빈번한 갈등을 빚었었다는 점에서도 이날 발언이 주목된다. 특히 김문수 전 지사의 경우, 불과 3년 전인 대선 후보 경선 때에는 '5.16은 헌법을 짓밟은 쿠데타'라며 박근혜 당시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었다.

세월이 흘러 현재 김 전 지사는 대구 수성갑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며, 홍 지사는 이른바 '성완종 사태'로 불법 정치 자금 혐의를 받고 재판 중이다. 정치 생명의 존폐가 걸린 '공천'과 '재판' 국면에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이번에는 두 사람이 박 대통령과 적극적으로 발을 맞추는 것이 정치적으로 이롭다는 판단 속에 이 같은 발언들을 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문수 "일본은 아베를 중심으로, 북한은 김정은을 중심으로"

김 전 경기지사가 "박근혜 대통령 중심으로 뭉쳐야"를 외친 것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다. 김 전 경기지사는 "제가 친박(친박근혜)이라는 것만이 아니라.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다 박 대통령은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면서 "국정화로 해야 한다. 현재의 교과서가 너무나 부정 일변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은 아베를 중심으로, 중국은 시진핑을 중심으로, 심지어 북한 같은 경우도 김정은을 중심으로 뭉쳐야 그 나라가 살아나간다"면서 "지금처럼 이렇게 분열돼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매우 위험하다"고도 했다. 흡사 북한과 같아지더라도 대통령 한 사람 또는 국가를 중심으로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전반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전체주의'적 국가관이 오롯이 드러난 발언이다.


박 대통령을 향한 공개적 구애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김 전 지사는 '수성갑 당협위원장을 맡은 다음 (친박으로) 견해가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원래 그랬다"면서 "새누리당에 들어오고 난 다음 26년간 계속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신박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한 원유철 원내대표에 이은 또 다른 비박계 인사의 '친박' 선언 장면이다.

▲ 2012년 10월 10일 새누리당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수원시 경기도당위원회에서 열린 경기도당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 김문수 당시 경기지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년 전…김문수 "5.16, 헌법 짓밟아" vs. 박근혜 "역사관 다양성 인정해야"


불과 3년 전인 2012년 대선 경선 때만 해도, 김문수 지사와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관 차이로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던 사이다. 2012년 8월 8일 청주 흥덕구 CJB청주방송에서 열렸던 대선주자 TV 토론회에서는 김 전 지사가 "5.16은 쿠데타냐 아니냐. 대통령이 되면 헌법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해야 한다. 5.16이 헌법을 짓밟은 것은 사실"이라고 박 당시 후보를 몰아붙였다.


이에 박 후보는 "역사관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결국 국민 판단의 몫이고 역사의 몫"이라고 답했다. 물론 그러면서도 "5.16 당시 국가 상황이 국민들이 거의 굶주리고, 이대로 놔두면 나라 전체가 공산화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없어질 수 있어서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라면서 부친의 군사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발언도 내놨다.

홍준표 "좌편향 교과서는 반민족주의 사고에서 비롯"

'위기의 남자'라고도 회자되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국정 교과서 반대는 반(反) 민족주의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최근 보수진영이 국내 역사학계를 '민족주의와 민중 사관이 기초가 된 좌편향 집단'이라고 공격하는 상황에 비추어 보면, 다소 독특한 주장이다.

홍 지사는 또 "야당에서는 좌편향 교과서를 바로잡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反) 민주주의라는 프레임을 짜서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좌편향 교과서는 북한에 경도된 사상을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주입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 교과서 반대는 적화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친박계 이정현 최고위원의 전날 발언과 큰 흐름에서 다르지 않은 주장이다. 홍 지사는 또 "우리 헌법상 민주주의는 방어적 민주주의다. 반 민족주의적 사고로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홍 지사는 앞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전날인 28일 그의 네 번째 재판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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