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집필되지도 않은 교과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두고 더 이상 왜곡과 혼란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를 언급할 때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국정화를 끝내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정통성을 심어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일부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역사 왜곡이나 미화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그런 교과서가 나오는 것은 저부터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추진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는 사회 곳곳의 관행화된 잘못과 폐습을 바로잡아 '기본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육 정상화도 미래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대한민국의 우수성을 세계에 제대로 전파하는 일"이라며 "저는 우리 스스로 우리에 대한 정체성과 역사관이 확실해야 우리를 세계에 알리고 우리 문화를 세계 속에 정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권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두고 정쟁에 휩싸였다고 비판적 어조로 언급했지만, 사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이슈를 던진 것은 박 대통령과 정부였다.
朴 대통령,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신신당부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 이른바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한 중요한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수년째 처리되지 못하고 아직까지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며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3년째 상임위에 묶여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처리되면,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희망을 잃어가는 우리 청년들이 조그마한 희망이라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관광진흥법'을 언급하며 "한류 붐으로 관광객이 급증해서 수용할 호텔이 모자랄 지경인데,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게 만들어서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두고두고 땅을 칠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의료법'도 하루속히 통과시켜서 우리 의료산업 발전의 물꼬를 터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 시장 개편과 관련해 "노동개혁은 반드시 금년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며 "다른 정치적인 사안을 떠나 초당적으로 이번 정기국회 내에 노동개혁 5대 법안을 반드시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한·베트남 FTA 등 FTA 비준안에 대해서도 "수출 부진을 극복하여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며 "그러나 비준을 내년으로 넘기면 이러한 효과가 사라져 버린다"고 국회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예산안 처리도 제때 이루어져서 '예산안 법정처리 기한 준수'가 앞으로 대한민국 국회의 새로운 전통으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초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에 반대하는 의미로 이날 박 대통령의 시정 연설에 불참할 것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와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시정 연설에 참석하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피케팅을 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취임 후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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