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비밀 '국정 교과서 태스크포스(TF)' 사무실 건물을 기습 방문한 새정치민주연합을 '화적떼'에 빗대고, TF 운용을 야당에 알린 제보자를 '세작(細作·간첩과 같은 말)'이라고 몰아붙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의 발언이 논란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 정치권의 질이 이처럼 떨어졌나 하는 개탄을 금치 못하겠다"며 서 최고위원의 발언을 '7선 의원의 비민주적 인식의 극치를 보여준 막말'로 규정,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서울 종로구 국립국제교육원을 찾은 야당 의원들을 거론하다 "이게 무슨 일이냐. 저는 이것을 대하는 순간 지난 2012년 12월 대선 당시 국정원 여직원을 미행하고 그 집을 포위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감금한 것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야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못 얻는다"면서 "야당이 '화적떼'는 아니지 않나? 정당한 업무 집행을 하는 현장에 찾아가 아직도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야당은 정신 차려야 한다. 부끄럽다"고 했다.
서 최고위원은 또 "일종의 세작과 같은 공무원도 이번 기회에 찾아내야 한다"면서 "공무원들이 (야당에) 제보했다면 누가 했는지 찾아내 야당에 제보하는 이런 풍토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에 새정치민주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여당의 친박계 좌장이자 7선 의원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을 수 없는 거칠고 품격 없는 점잖지 못한 언어구사"라면서 "참으로 우리 정치권의 질이 이처럼 떨어졌나 하는 개탄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또 "아무리 국정 교과서 문제가 여당에 다급하다고 하더라도 제1야당을 당의 공식 회의 석상에서 '화적떼'라고 부른다면 우리가 국정 교과서를 비밀리에 추진하려는 세력과 이를 비호하는 새누리당을 'XX떼'라고 불러도 좋단 말인가"라면서 서 최고위원에게 "정치권의 원로로서 막말을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더욱이 서 최고위원은 야당에 제보한 인물을 '세작'이라며 색출해야 한다는 비민주적 인식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지적한 후 "이 땅의 양심적 내부 고발자를 전부 '세작'이라고 부른다면 권력의 독주와 비리에 호루라기 울리는 내부 고발자들이 설 자리는 없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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