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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100일…비박 "드라마틱한 박근혜 섬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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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100일…비박 "드라마틱한 박근혜 섬김"

"새누리당 강점은 '한몸'"…'견마지로' 수도권 승리 가능할까?

원유철의 약속 #1. 견마지로

때는 2015년 7월 14일. 원유철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박수로 추대됐다. '수평적 당·청 관계'를 강조하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쫓겨나듯 자진 사퇴하고 엿새가 흐른 뒤였다. 그런 유 전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이자 '수도권 중진 비박계'로 통했던 그는 이날 이렇게 말했다.

"선당후사,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기로 결심했다."

견마지로. 국어사전은 이 사자성어를 '주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개와 말의 노력이라는 뜻으로, 자신의 노력을 낮추어 일컫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목표 지향하는 당·청 관계를 수평에서 수직으로 돌려 세우겠다, 그는 이렇게 아주 솔직하게 선언했다.

그런 원 원내대표를 만난 박근혜 대통령은 '든든'했다. 추대 이틀 뒤, 청와대를 찾은 원 원내대표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선거운동을 하며 '코피를 흘렸다'고 했고, "이제 원내대표로서 민생을 살리는 데 코피를 흘리겠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말씀만 들어도 든든하다"고 격려했다고 한다. (☞ 관련 기사 : 원유철 "코피 나도록 일하겠다"…박근혜 "든든")

국회법 개정안 등을 둘러싼 격한 갈등 끝에 합의 추대된 만큼, 원 원내대표의 제1의 과제는 '갈등 봉합'인 게 자연스러웠다. 다만 그는 당시 최고조에 달해 있던 당·청 갈등과 친박·비박 갈등 중 전자를 봉합하는 데 우선 힘을 들였다. 당·청 갈등은 '충성'을 통해 비교적 손쉽게 관리가 가능하지만, 당내 갈등은 애시당초 그렇게 간단히 해소될 수 없는 것도 물론 현실이다.

비박계 의원들은 섭섭할 수밖에 없다. 유 전 원내대표가 쫓겨나간 자리를 두고 비박계는 연장전을 시도하지 않았다. 친박과 비박의 '중간 지대'라고 봤던 원 원내대표에게 박수를 보내며 만장일치 추대 그림를 만들어 줬다. 그리고 100일. 원 원내대표는 100% 여론조사냐 50%·여론조사 50% 당원투표냐 구도로 짜인 비박-친박 신경전에서 '제3의 길'을 외치고 있다. 급기야 21일 기자 간담회에선 "신박(新朴)이라 부르면 기꺼이 수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원 원내대표의 모습을 지켜본 한 비박계 의원은 "원 원내대표야 말로 19대 국회에서 탄생한 새누리당 원내대표 중 박 대통령이 원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가장 극적으로 실천한 사람"이라는 평을 내렸다. 아직 청(靑)에서 온 입법 과제 중 눈에 띄는 성과는 없지만, 그는 어느 정도 '약속'을 지킨 셈이다. 지난 7월 선출과 함께 외쳤던 '견마지로'라는 약속 말이다.
▲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연합뉴스

원유철의 약속 #2. 수도권 승리

2015년10월 21일. 원유철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한 기자 간담회에서 또 다른 약속을 내놨다. 그는 이날 "내년 총선은 수도권이 승패를 가르는 수도권 대첩이 될 것"이라면서 "수도권 출신(평택) 원내대표로서 수도권 정서와 (이에 걸맞은) 정책을 잘 읽어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화합과 국정개혁 과제 완수만 충족되면 새누리당이 다시 한 번 여당으로서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하다"고도 했다.

'수도권 승리'는 100일 전 한 '견마지로' 약속과는 비할 수 없이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다. 그런데 원 원내대표는 이날 수도권 승리의 전제로 '국정개혁 과제 완수'를 제시했다. 당장 제1의 국정 과제로 청와대가 띄운 국정 교과서를 두고 수도권 의원들의 여론이 심상치 않은 상황인데도 말이다. 앞서 정두언, 정병국,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국정화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내 화합'을 외치면서도 국정화 '재고'의 뜻은 아예 없음도 분명히 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새누리당의 강점은 민주 정당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훌륭한 전통에 있다"면서 "궁극에 가서는 우리가 한몸이 돼 분명한 개혁 목표로 (위기를) 극복하고 과제를 완수해 왔다. 최근 사례가 공무원연금 개혁이다"라고 했다. 공무원연금 개편은 유 전 원내대표와 청와대와의 갈등의 골이 한 차원 더 깊어졌던 사안이다.

원 원내대표는 이어 "이번 교과서 문제도 결국에는 우리가 함께해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그의 러닝메이트인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일부 의원들이 외부에서 반대 의견을 말씀하시는데, 의총에서 얘기하고 외부에서는 분열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선 승리는, 특히나 수도권 총선 승리는 충성이나 섬김과 같은 단선적인 '정치적 태도'만을 가지고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흔히들 말하는 '새누리식'의 일사불란함은 물론, 다양한 세대·계층에 부응할 수 있는 메시지와 정책이 절묘히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012년 새누리당은 그래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전진 배치했고, 승리했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국정 교과서가 과연 그런 2012년 복지와 경제민주화 같은 선거 승리의 산파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원 원내대표의 고민이 깊어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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