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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고대-소망교회, 'KKS 인맥'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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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고대-소망교회, 'KKS 인맥'이 뜬다

특정지역·학교·종교 쏠림현상…능력엔 '글쎄'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둘러싼 한나라당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통합민주신당 간의 협상이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논란을 낳고 있다.

청와대 수석인사에 이어 상대적으로 지역과 출신학교 안배를 고려했다는 초대 내각인사에 있어서도 특정 지역 및 출신학교 쏠림현상을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 노무현 정부 시절 요직을 독차지해 '코드인사' 논란을 불렀던 '부산상고' 인맥을 새로운 'KKS(경상도-고대-소망교회)' 인맥이 대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 인맥'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물론 청와대 측근이나 장관들의 경우에는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읽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만큼 가까운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코드인사'라고 맹비난 해 온 한나라당과 이명박 당선인이기 때문에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 (왼쪽부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이명박 당선인, 어윤대 교육과학부 장관 내정자. ⓒ연합뉴스

실제로 청와대 수석과 장관 내정자들의 면면을 보면 영남 쏠림현상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의 경우에는 유우익 대통령 실장과 이동관 대변인뿐만 아니라 7명의 수석이 영남 출신이다.

초대 장관들 중에서도 앞서 언론을 통해 보도된 부처장관 13명 중 5명이 영남 출신이다. 신당 측과 존치를 두고 막바치 협상을 벌이고 있는 여성가족부에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경남 창녕)까지 포함하면 6명에 이른다.

어윤대 전 고대 총장의 교육과학부 장관 발탁과 함께 정점에 이르고 있는 고려대 출신도 권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어 전 총장뿐 아니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내정자,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 내정자도 고대 출신이다. 이대 출신인 김태현 교수도 고려대 대학원을 나왔다. 청와대 수석의 경우 경우 곽승준, 이종찬 수석 내정자 등 5명이 고대 출신이다.

이 당선인이 다니고 있는 강남 소망교회 인맥도 구설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1번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이경숙 인수위원장부터가 이 교회의 신자다.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강만수 전 재경원 차관,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에 내정된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 등이 이 교회 교인이다. 이밖에 이상득 국회부의장, 정몽준·이종구·권철현 의원 등 '이명박계' 국회의원 상당수가 이 교회를 다니고 있다.

소망교회 인맥이 눈총을 받자 그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이 교회 신자로 알려졌던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내정자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일부 언론에 본인이 소망교회 교인으로 보도됐지만 저는 소망교회를 다닌 적도 없고 교인인 적도 없었다"고 부인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그는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가 자칫 당사자인 본인뿐 아니라 새 정부 출범에 오해와 억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자제를 당부한다"면서 "이같은 일이 재발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까지 했다.

출신 인사들이 각종 요직에 중용되거나 물망에 오르면서 소망교회가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역설적인 사례다.

노골화된 '친기업' 성향…교육정책도 '경제전문가' 손에?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친기업 경향'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현직 전경련 상근 부회장인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의 기용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기업의 창구나 마찬가지인 전경련 출신인 데다 지난 10년 동안 LG경제연구원 원장으로 일하면서 사실상 'LG맨'으로 활약해 온 그의 이력 때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 내정자,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내정자 등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게 될 '경제라인'의 면면도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반면 요직에 발탁된 인사들의 '능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경제통'들을 요직에 배치하다 보니 '경제 전문가'들이 어울리지 않는 부처의 장관에 기용됐기 때문이다.

교육과학부 장관에 내정된 어윤대 전 고대 총장이 단적인 예다. 어 전 총장은 이 당선인의 고대 경영학과 2년 후배다.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인 이주호 의원과 함께 청와대-내각 모두 교육정책 책임자로 경영학과 출신이 기용된 셈이다.

총장 재임기간 발전기금 3500억 원 유치, 세계 200대 대학 진입 등 성과를 남기기도 했지만, 독선적인 학교운영으로 일선 교수들 사이에선 반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CEO형 총장으로 명성을 날린 반면 "기초학문을 위축시켰다"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다가 결국 연임에 실패했다. 또 자신의 총장 재임기간 고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영어뿐만 아니라 제2외국어 과목까지 '몰입교육(불어는 불어로, 독일어는 독일어로 강의하는 방식)'을 도입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어 전 총장의 기용을 두고는 정치권의 비판도 나왔다. 대통합민주신당 유기홍 의원은 "교육학이나 과학기술 쪽 전공자도 아니고 교육을 참으로 어쩌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정봉주 의원도 "이 당선인이 사회통합 기능이 있는 교육을 시장논리로 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초대 환경부 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박은경 대한 YMCA 연합회장은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환경정의'에 몸 담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대운하 방어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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