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자신이 제시한 3대 혁신 방향 중 하나인 '당 부패 척결'과 관련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 요약되는 무관용 원칙, 그리고 당내 온정주의 추방과 당 연대책임제 도입을 지도부에 공식 요청했다.
앞서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혁신안과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행보를 공개 비판해 온 안 의원이, 퇴출과 국고보조금 삭감과 같은 강력한 처벌 중심의 '반(反)부패' 방안을 내놓음으로써 총·대선을 겨냥한 '독자 노선'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계 입문 3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는 혁신의 방향으로 낡은 진보 청산, 당 부패 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의 세 가지를 제시했다. 오늘 먼저 당 부패 척결, 깨끗한 정치 정착 방안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이 "윤리의식은 부족하고 온정주의는 넘친다"면서 "최근 대법원 판결까지 불복하는 우리 당의 태도는 일반 국민의 정서에 비추어 전혀 설득력이 없다. 국민의 마음에 상처와 분노를 남겨준 일탈행위에 대해서도 침묵한다"고도 우선 말했다.
한명숙 전 총리 유죄 판결에 대한 문 대표 등이 보였던 '감싸기'식 태도와 같은 당 윤후덕 의원 딸 부정 채용 논란에 대한 당 지도부 및 윤리기구의 대처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재차 지적한 것이다.
안 의원이 이어 제시한 반부패 기조 가운데 첫 번째인 무관용 원칙은 '원스트라이크아웃제'로 요약된다. 안 의원은 "단 한 건이라도 부패 혐의로 법원 유죄 판결이 확정된 당원은 형이 확정된 날로부터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즉시 제명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패 관련자는 피선거권은 물론 공직 취임권도 앞으로는 영구 제한함으로써 추상같은 국가 사회의 기강을 세워나가고, 뇌물죄의 경우에는 징역, 금고 등 자유형과 함께 30~50배의 과징금을 물도록 하는 등 강력한 부패 척결 방안을 제도화하는 데 당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두 번째로 제시한 기조인 '당내 온정주의 추방'을 언급하면서는,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가 이끌고 있는 당 윤리심판원을 곧장 도마에 올렸다.
안 의원은 "윤리심판원은 법적 제도적 관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묻는 곳이어야 한다"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윤리기구와 이것을 방관하는 당 지도부의 책임에 대해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 지도부를 향해 "당 윤리기구를 혁신해야 한다"면서 "보다 엄격한 기준을 세워 당헌·당규 관련 사항은 즉각 개정해 반영해 주시고, 법 개정 사안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개정안을 제출해 여야 협상에 나서 달라"고도 했다.
'당 연대책임제 도입' 대목에선 국고지원금 삭감 책을 꺼냈다. 안 의원은 "부패지수를 만들어서 각 정당의 반부패 성적에 따라 국고지원금을 연동해 지급하도록 정치자금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일정기준 이상 부패지수가 쌓인 정당은 국고지원금 전액을 삭감하는 특단의 조치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부패 비리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우 해당 정당은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공천할 수 없도록 하고, 비례대표의 경우 해당 정당 차순위 후보의 승계를 금지함으로써 의석을 공석으로 남겨두도록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안 의원은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도 반 부패 기조를 준용해 엄정하게 다루어 달라"는 말도 했다.
때마다 터져 나오는 야당 내 '막말' 논란의 배경에는 "공인으로서 사회적 책임감의 부재, 낮은 사회 윤리의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안 의원의 지적이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비록 실정법은 위반하지 않더라도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의 지탄을 초래하고 국민 마음에 분노와 상처를 남겼다면 반부패 기조의 원칙을 적용해 공직 후보로서의 적격성을 국민 기준에서 따져야 한다"고도 했다.
안 의원은 회견을 마치며 "오늘 저의 부패 척결 방안은 계파를 떠나 당내 많은 분에게 비난과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면서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안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오후로 예정된 당무위원회-의원단 합동총회에는 불참할 의사임을 재차 밝혔다. 문 대표의 정치적 재신임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날 총회가 "당 혁신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게 안 의원이 내세우는 불참 이유다.
안 의원은 문 대표의 "재신임은 국민 눈에는 그들만의 싸움"이라면서 "여러 형식으로 재신임을 관철해도 당의 혼란과 분열은 지속할 것이라고 본다. 당이 제대로 혁신되는 모습을 (지도부가) 주도하고 보여주는 것이 정공법이라는 생각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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