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의 자격 논란이 이어졌다. 정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 부부 간 증여세 탈루, 법인카드 규정 위반 사용 등 기존 의혹과 더불어 '의료기기 회사'와의 유착 관계 의혹에 대한 추궁도 받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정 후보자가 분당서울대학교 병원장 시절인 지난 2011년 병원 측이 '생화학분석기'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병원 회계 규정을 위반해 병원에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정진엽 병원장 시절, 의료기기 비싸게 구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분당서울대학교 병원은 의료기기 구매 대행업체인 '이지메디컴' 주식회사의 부풀려진 허위 견적서를 바탕으로, '생화학분석기'를 2억2800만 원에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다. 이는 부산광역시의료원(1억2500만 원)이 산 것보다 1억300만 원(1.82배), 경북대학교 병원(1억4579만 원)이 산 것보다 8820만 원(1.56배) 비싼 가격이었다.
이에 감사원은 "수의계약 범위와 거래 실례 가격을 조사해 계약 금액의 적정성을 확보하지 않은 것은 병원 회계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당시 정진엽 후보자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이지메디컴의 비상장 주식 6000주와 정형외과 의료기기 업체인 '유엔아이' 주식회사의 비상장 주식 5000주를 갖고 있었다.
정형외과 의료기기 회사와 공동 특허 출원도
유엔아이 주식회사는 정 후보자가 서울대학교 정형외과 교수 시절 두 차례에 걸쳐 공동 명의로 특허를 등록한 회사이기도 하다.
정 후보자는 유엔아이 주식회사 대표인 구모 씨와 함께 1998년,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골 접합기구용 클램프'와 '골형성 부전증 치료장치'에 대한 특허를 공동 명의로 출원했다. 이 가운데 '골 접합기구용 클램프'는 2004년 서울대학교 산학협력재단으로 권리를 이전했지만, 나머지 한 건은 여전히 정 후보자가 본인 명의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복지부 장관으로 공식적으로 내정되기 바로 전날인 지난 3일 '유엔아이' 주식을 매도했고, 이지메디컴 주식은 현재도 보유하고 있다.
장관 내정 하루 직전에 유엔아이 주식을 판 이유에 대해 정 후보자는 "유엔아이 구모 사장은 저와 가까운 지인"이라며 "회사가 많이 안 좋아서 (사업비에) 보태라고 제가 1500만 원을 줬는데, 나중에 회사가 안정화되면서 제게 주식으로 돌려줬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제가 주식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 (청문회) 준비 기간에 알았다"면서 "제가 후보자로서 공직자가 될 수도 있는데, 특히 저와 관계 있는 회사라서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으리라 판단해서 처분했다"고 해명했다.
이지메디컴 주식과 관련해 정 후보자는 "이지 메디컴이라는 회사는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창립한 회사"라면서 "처음 창립할 때 우리 사주 개념으로 직원에게 투자하라고 해서 제가 300만 원인가 투자한 것 같고, 아직 비상장으로 계속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기를 비싸게 사서 병원 측에 손해를 끼쳤다는 지적에 대해서 정 후보자는 "병원에서 많은 장비를 구입하다 보니 제가 일일이 다 알지 못하지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