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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정부는 왜 박래군을 가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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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정부는 왜 박래군을 가두는가?

[기고] 대한민국은 '동물의 왕국'이다

역사는 발전하고 있는 중인가? 이 질문을 받으면 누구나 멈칫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땅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답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이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아파 주변을 둘러봐도 이리저리 아픈 사람 천지다. 내가 아프고 세상이 불행한데 역사 발전은 무슨.

그러나 이제 '배부르고 등 따시니 별 소리를 다한다'며 우리 사회 역사 발전은 이미 이루어졌고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 목소리 높일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배부르고 등 따시면 그게 역사 발전'이라는 명제가 이른바 국시(國是)가 되어 해방 70년째를 맞아 다시 한 번 크게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배부르고 등 따시면 그것이 행복'이라는 가설이 성립한다면 이 같은 사회적 고민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오로지 새마을 정신으로 똘똘 뭉쳐 오와 열을 맞춰 보다 많은 부와 물질을 계속 생산하면 되니까. 하지만 생산된 부와 물질의 양이 늘어나면서 우리의 사회적 행복 지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행복 지수 하락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지난 4월 18일 세월호 집회에서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는 경찰. ⓒ프레시안(손문상)

문제는 그들이 주장하는 '배부름과 등 따심' 정도가 역사 발전의 유일한 기준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는 사람들 쪽에 있다. 지금이라도 정돈이 필요하다. 즉 '배와 등'이 역사 발전의 오른쪽 엔진이라면 도대체 무엇이 왼쪽 엔진이어야 한단 말인가. 도대체 앞으로 우리 자식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왼쪽 동력을 무엇으로 해야 한단 말인가?

이제부터는 자유 토론 시간. 왜냐하면 여기까지 읽어주신 많은 분은 이미 만만치 않은 각자의 삶을 통해 왼쪽 엔진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답을 간직하고 계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비어있는 왼쪽 자리에 오른쪽 엔진처럼 간단명료하고 확 당기는 의제로 합의된 그 무엇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제부터 자유 토론 시작이다.

필자부터 밝히면 왼쪽 엔진은 '인권'으로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 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도 쉽지 않은 결론이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통의 현장을 함께 하면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로 정의되는 인권은 오른쪽 엔진의 정신적 기반인 인간의 탐욕에 대한 제어를 기본으로 하여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인권이라는 가치가 배제된 사회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그곳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동물의 왕국일 것이다. 물론 배신자가 없다는 이유로 동물의 왕국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주로 역사에 길이 남는 독재자들이 선호했다고 이미 증명된 바 있다. 그 왕국의 궁극적인 이데올로기는 약육강식이요 적자생존이다.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돼야 한다는, 나아가서는 도태시켜야 한다는 살벌한 이념인 것이다.

사회적 안전망 하나 없이 강자가 약자를 가차 없이 짓밟아도 상관없고 오히려 그것이 당연한 순리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에 여리디여린 자기 자식들을 기꺼이 방사해 키워보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 사회의 출산율 저하는 당연한 귀결이자 암울한 미래를 상징하는 사회 지표다. 결국 현재 수십 년 전 유명세를 탔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팔자성어가 서서히 그 유명세를 회복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박래군을 하루빨리 석방해야 한다. 그는 부모, 형제, 자식, 친구, 동료를 사회적 폭력으로 잃어버린 억울한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서서 같이 외치며 그들의 인권을 지키려 했을 뿐이다. 청와대와 정부가 박래군을 가둔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인권 없는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래군! 저들에게 자네를 풀어달라고 구차하게 구구절절 사정은 하지 않으려네. 자네가 그런 거 바랄 리도 없지 않은가? '바보야! 문제는 인권이야!' 하면서 씩 웃는 자네 모습 하루빨리 보고 싶네. 발은 괜찮아졌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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