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 300여 명이 18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세월호 추모집회 당시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을 구속한 경찰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박 위원의 구속 결정이 내려졌을 당시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김혜진 4.16연대 공동운영위원은 이날 문화제에서 자신의 영장이 기각된 이유가 도주의 우려가 없기 때문이었다면서 "도주할 생각 없다. 아직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밝혀지지도 않았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어디로 도주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위원은 "검찰은 당시 집회가 추모가 아니고 집회였다고 말한다"며 "맞다. 우리는 단지 추모만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 진실을 밝히기 전까지는 온전한 추모를 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고(故) 이민우 학생의 아버지 이종철 씨는 "진실을 밝히려는 분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구속 수사를 하는지 모르겠다. 4.16 연대 압수수색도 모자라서 이제는 박래군 위원까지 구속시키면서 정부는 저희랑 국민을 갈라놓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위원의 구속은 가족들에 대한 탄압이고 진실을 밝히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문화제에 참석한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경찰이 박래군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했는데, 실제 공무 집행을 방해한 자는 국민 700만 명이 서명해서 국회가 만든 특별법을 쓰레기로 만든 자"라면서 "박근혜 대통령부터 특수 공무 집행 방해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공권력은 4.16 1주기 이전과 이후를 다르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 4.16 1주기 이전에는 추모행사니까 봐줬지만 1주년 이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마라, 가만히 있어라, 또 떠들면 다 집어넣겠다고 선전포고 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본보기'로 박래군 잡아들였지만…"진실 끝까지 밝힐 것"
이날 문화제 참석자들은 박 위원의 구속수사에 위축되지 말고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자고 다짐했다. 이종철 씨는 "유가족들은 이 시점에서 물러날 수 없다"며 "저희 유가족은 진실이 밝혀지는 날까지 싸울 것이다. 저희가 늘 앞장설 테니 여러분들은 저희를 믿고 뒤에만 계셔달라"고 당부했다.
4.16연대 김우 상임운영위원은 "오늘 박 위원의 면회를 다녀왔다. 박 위원이 자신의 구속에 위축되지 말고 오히려 더 힘내서 활발하게 활동해 달라고 당부했다"면서 "여기 있는 우리가 제2의 박래군이 돼서 함께 싸워나갔으면 좋겠다. 흔들림 없이 같이 나아가자"고 밝혔다.
김혜진 공동운영위원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유치장에 있으면서 우리가 절실함이 부족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권력과 목숨을 걸고 진실을 밝히지 않으려고 하는데 우리는 너무 안일했던 것 같다"면서 진상 규명에 끝까지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허다윤 학생의 아버지 허흥환 씨는 "정부가 언제까지 세월호 인양을 미루고 지켜만 볼 것인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허 씨는 "올해 끝나면 졸업식인데, 아이를 보지도 못하고 졸업시키면 부모가 아니지 않나"라며 "부모로서 끝까지 찾아주고 보내주고 싶다. 세월호를 인양해 달라고 함께 외쳐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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