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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롯데家 싸움, 고질병 지배구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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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영선 "롯데家 싸움, 고질병 지배구조 문제"

[시사통] 이슈 인터뷰 - '롯데 상쟁'과 '롯데법'

김종배 (이하 '김') : 이슈인터뷰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연일 롯데가의 볼썽사나운 집안다툼, 거의 생중계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중계방송은 스포츠 경기만 하는 줄 알았더니 집안싸움도 중계방송의 대상이 되나 봅니다. 지켜보는 국민들, 폭염만큼이나 불쾌지수를 올리는 장면들인데요. 이런 와중에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영선 의원이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어제 대표 발의를 했는데 이게 이른바 '롯데법'으로 불리기도 한다는데, 어떤 내용인지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보세요?

박영선 (이하 '박') : 네, 안녕하세요.

김 : 예, 오랜만입니다. 일단 롯데가문의 집안싸움, 어떻게 보고계십니까, 의원님?

박 : 매우 국민들을 불쾌하고 불편하게 하는 그런 모습이지요. 0.05%의 지분을 갖고 손가락 경영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게 우리나라 재벌의 고질병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그 동안 제가 기업의 지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 재벌 개혁 법안을 지속적으로 발의해왔었죠. 이제는 아마 이러한 우리나라 재벌 기업이 갖고 있는 순환출자 구조, 그리고 문어발식 경영, 이러한 것들이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저해 요소가 될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김 : 특히 롯데가 재벌 중에서도 후진적이라고 하던데, 지배구조가. 어떤 얘기입니까?

박 : 조금 전에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아주 적은 지분으로, 신격호 회장의 지분이 0.05%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가를 합쳐도 2% 조금 넘는데요. 이렇게 작은 지분을 갖고 93조 규모의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 : 그 비결도 역시 순환출자인거죠?

박 : 그렇습니다. 지금 줄이고 줄인 게, 이 구조 자체가 지금 파악이 안 될 정도로 굉장히 꼬리를 물고 있는 회사들이 많다는 그런 뜻이겠죠.

김 : 워낙 복잡한 게 지주회사격이 일본 롯데홀딩스인데, 그 뒤에 광윤사가 있고, 광윤사의 지분 구성을 아무도 모른다고 하고.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겁니까?

박 : 그렇죠. 어떻게 보면 한국과 일본을 넘나들면서 한국과 일본 사이의 사각지대를 이용해서 떳떳하지 못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김 : 알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얘기를 들어가야 되겠는데 그에 앞서서 짧게 하나만 좀, 인터넷상이나 이런 데서 오가고 있으니까 의원님의 견해를 여쭈어보고 싶어서 따로 빼서 질문을 드리겠는데요. 과연 롯데 그룹이 우리나라 기업이라고 하는 물음표를 많이 던지고 있지 않습니까, 네티즌들이? 어떻게 보세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박 : 지금 롯데 측의 주장은 사업의 전체적인, 중요한 부분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한국기업이라고 하는데요. 실질적으로 지배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느냐를 정확하게 봐야 이것이 한국기업인지 일본기업인지 아니면 한국과 일본에 걸쳐 있는 기업인지 이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지에서 이 지배구조 자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에 이것을 한국기업이다, 일본기업이다 말하기엔 일러 보입니다.

김 : 영업활동의 결과로 세금은 한국에서 더 많이 내는 게 맞는 거죠?

박 : 그렇다고 롯데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이것도 따져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김 : 국민들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것 아닙니까, 사실은?

박 : 그렇죠. 정당하게 세금을 냈느냐, 이 문제는 사실 국민 모두가 따져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특히 롯데 그룹이라는 그룹 자체가 사실 저희들 코 묻은 돈, 어렸을 때 껌이라든지, 이래서 국민들의 코 묻은 돈을 빨아들여서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기 때문에 과연 국가적으로 얼마만큼의 그동안 헌신이 있었느냐, 그 부분에 물음표를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운위할 필요도 없고 매출의 90% 이상을 우리나라에서 발생시켰다고 한다면 그에 따르는 세금도 그에 비례해서 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서 말씀드렸던 거고요.

박 : 당연합니다, 네.

김 :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니까 어떤 분은 '자본에 국적이 어디 있느냐' 이렇게 얘기하는 분도 계시고. 그건 그 정도로 하고요. 지금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셨는데, 워낙 전문적인 내용이라 짧게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어떤 내용입니까?

박 : 얼마 전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의 합병 과정에서 합병 비율과 관련해서 과연 이것이 적정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요. 삼성물산이 불리해지니까 자사주를 KCC에 매각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것도 과연 공정한 것이냐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자사주라는 것은 회사 재산으로 사들인 것이기 때문에 주주공동의 재산인 것이죠. 어떤 특정한 대주주의 재산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자사주 처분이 주주 공동의 이익에 부합해야 하는데, 이번에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KCC에 매각한 것은 주주 공동의 이익에 부합하기보다는 이재용 삼성그룹 제3세로의 경영 승계를 위해서 대주주를 위해서 매각을 했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이 자사주 매각과 관련된 법이 정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외국, 독일이나 일본 같은 경우는 자사주 처분이 주주 공동의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는 법적 규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사주를 처분할 때 주주 평등주의 원칙에 따르거나 아니면 신주 발행절차를 따르도록 법에서 규정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이번에 우리나라 현행법에서 자사주 처분의 상대방과 처분 방법과 관련해서 현재 우리나라 법들은 정관이나 이사에 결정을 따르도록 되어 있는데요. 그런 경우에 대부분이 대주주의 이익을 추구하니까요.

김 : 이사회는 보통 대주주의 지배하에 있으니까.

박 :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런 어떤 원칙을 제시한 것입니다.

김 : 만약 이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진행되고 있는 롯데그룹의 경우에 한정해서 적용한다면 이게 롯데그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까? 지금 경영권 다툼에?

박 : 앞으로, 롯데그룹이 지분이 너무 적기 때문에요. 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 합병이 이뤄져야 한다든지, 자사주를 매각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든가, 우호 지분에 팔기 위해서요. 그런 경우가 생긴다면 이 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김 : 그렇죠. 어차피 지분 싸움으로 최종적으로 가게 될 테니까요.

박 : 그렇습니다.

김 : 통과 전망은 있다고 보세요?

박 : 새누리당에서 이 법을 특별히 반대해야 할 이유가 과연 있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법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룰을 공정하게 가져가자는 의미로 발의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자본주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이고, 그 공정성을 패자가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각도에서 봤을 때는 대한민국이 선진 경제로 가기 위한 하나의 주춧돌을 놓는 법이라고 저는 설명드릴 수 있겠습니다.

김 : 알겠습니다. 롯데 그룹의 집안싸움이 계속 되면서 여권 안에서도 재벌 개혁 얘기가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가, 광복절 특사에 재벌 총수가 포함될 거라고 전망하세요, 의원님?

박 : 아마 그러지 않겠습니까? 대통령께서 지난번에 재벌 그룹 회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서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셨지 않습니까? 저는 그것이 일종의 사인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저는 그것을 보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어쩔 수 없구나, 재벌 권력의 힘에 무릎을 꿇었구나 라는 것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이 외국인 투자 촉진법, SK와 GS의 로비에 무릎을 꿇은 적이 있죠, 제가 법사위원장이던 시절에. 또 그런 일이 있구나라고 제가 느꼈고요. 그것을 보고서 증권거래소에 자료 요청을 해서 오늘 기사가 좀 나가긴 했는데요. 과연 그러면 SK라든지 아니면 CJ라든지 사면을 간절하게 바라는 회사들이 있는데요. 그 회사들의 현재 경영 상태는 주가로 나타낸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럼 이 주가가 과연 어떻게 되었느냐 제가 봤더니 대한민국에 있는 재벌기업 중에 지난 1년간 가장 수익률이 높은, 30% 이상의 수익률로 주가가 상승했더라고요.

김 : 총수가 지금 교도소에 가 있는 재벌에서요?

박 : 네.

김 : 전문 경영이 이뤄진 결과입니까?

박 : 저는 그렇게 보고 싶습니다. 오히려 총수가 관여하지 않으니까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죠.

김 : 나라 경제에 뭐가 도움이 되는지는 분명하네요. 전문 경영으로 가야한다는 말 아닙니까.

박 : 그렇습니다. 전문 경영 플러스 강력한 이사회의 견제 장치가 있어야 되겠죠.

김 : 뚜껑을 열어봐야 압니다만, 지금 롯데그룹 문제 때문에 과연 재벌 총수를 대놓고 사면해 줄 수 있겠느냐는 물음표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뚜껑이 열리길 기다려보기로 하고요. 그런데 아마 재벌총수가 포함된다고 가정해놓고, 그런 상태에서 여권에서 또 재벌개혁 얘기하는 게 조화로운 상태인가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 :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대한민국이 지금 권력이 재벌로 넘어간 지 오래됐고요. 재벌의 힘이 언론에도 미쳐서 언론에 광고를 재벌이 주지 않으니까 언론에서도 재벌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못 쓰고 있는 형편이죠. 이러한 대한민국의 시스템은 곧 부패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경제가 부패하기 시작하면 그건 우리 국민 모두가 불행해지는 것이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없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재벌개혁 문제와 관련해서는 저는 무엇이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냐, 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지 못하면 청년들의 희망도 사라진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굉장히 심각한 단계에 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 : 그 말씀이, 예를 들어서 총수가 교도소에 가 있는 재벌그룹이 자기 총수가 특사를 받는다면 광고를 집행할 수도 있고, 언론은 그런 걸 기대하면서 특사 문제에 대해서 비판적 논조를 보이지 않는 카르텔이 형성된다는 말씀이시네요?

박 : 그렇습니다.

김 : 거기서 감시 기능은 찾아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고요.

박 : 그렇죠.

김 : 이것도 광고하고 속칭 엿 바꿔 먹는 것 중 하나군요, 그러면.

박 : 아마 우리나라 유수의 언론 가운데 삼성 등 재벌기업을 비판하는 기사를 거의 보신 적 없을 겁니다.

김 : 재벌이 광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보니까.

박 : 메르스 사태 때도요. 삼성서울병원 문제, 굉장히 심각한 것이고요. 삼성서울병원은 이재용 부회장 것도 아니고, 대주주의 것도 아니고 국민의 병원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기사를 제대로 쓴 언론은 몇 군데 되지 않았습니다.

김 : 구조적인 문제는 개선의 여지가 거의 보이질 않는군요, 그러면.

박 : 굉장히 심각하죠.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의 부패와 도덕성 부분이 2007년도와 비교해서 2014년에 지표가 나온 것이 있는데요. 2007년도 대한민국 도덕성과 재벌 기업들의 도덕성, 부패와 관련된 지수가 20~30위였는데, 지금 거의 100위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제가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김 : 이왕 의원님께서 언론 얘기하셨으니까 마지막으로 이 질문 드리고 마무리 하도록 하죠. 지금 언론, 특히 방송에서 롯데 집안의 싸움을 거의 생중계하다시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거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박 : 얼핏 보면 그럴 수도 있죠. 얼핏 보면 그럴 수도 있는데, 저는 제가 주문하고 싶은 건 그런 것입니다. 어떤 국민적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부분에서 언론이 여기에 굉장히 치중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걸 보도하는 만큼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재벌 개혁 관련 부분도 보도를 같이 해야 균형적이고 발전적인 보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김 : 그건 균형감 있는 보도죠. 문제는 싸움의 말단만 자꾸 부각시켜서 생중계하다시피 하니까 문제지 않겠습니까.

박 : 이건 굉장히 지양해야 하는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마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가는 모습들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 : 덕분에 재벌 총수의 진면목이 그대로 노출되는 측면이 분명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너무 비본질적인 부분이 과도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 같아서 질문을 드려봤고요.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어떻게 처리될지 지켜보도록 하죠, 의원님. 고맙습니다.

박 : 네, 감사합니다.

김 : 지금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영선 의원이었습니다.

이 기사는 8월 4일 <시사통> '이슈 인터뷰' 내용입니다. (☞바로 가기 : <시사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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