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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산물 방사능 오염 보고서, 왜 숨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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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산물 방사능 오염 보고서, 왜 숨기나?

[송기호의 인권 경제] "보고서 못 받았다?…WTO 협정 위반!"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일본 수산물 방사능 검역 조사 보고서를 공개하라는 소송을 하고 있다. 그런데 소송 상대방은 일본 정부가 아니라 한국 정부이다.

알다시피 한국은 2013년 9월 6일부터 일본의 후쿠시마 현, 이바라키 현 등 8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전체 농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즉, 방사능이 실제로 검출되는 것과 무관하게 금지했다. 이것은 한국의 검역 주권이다. 식품위생법에서도 이러한 긴급 대응 방안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그리고 세계무역기구(WTO) 위생 검역 협정에서도 회원국의 주권으로 잠정 조치를 인정했다.

위의 수입 금지는 어디까지나 임시 조치이다. 긴급히 먼저 임시 조치를 한 후에 그 조치의 과학적 근거를 수집하여 최종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정부는 2014년에 '일본 방사능 안전 관리 민간전문가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었다. 위원장은 한양대학교 원자력공학과 이재기 교수이다. 이 위원회는 국가 예산을 사용하여 2014년 12월과 이듬해 1월과 2월, 모두 세 차례 일본 후쿠시마와 홋카이도 등에서 현지 조사를 했다. 그 목적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의 과학적 근거를 수집하기 위해서이다.

과연 위원회는 무엇을 조사했고 어떠한 결론을 냈을까? 아무도 모른다.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여 일본 현지 조사를 했는데도, 정부는 그 보고서를 감추고 있다. 그래서 민변은 급기야 공개 소송을 하고 있다.

민변은 정부 입장을 고려해서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라고 요청하지도 않았다. 그저 일본 현지 조사 지역의 해수(표층수와 심층수) 및 해저 퇴적물의 방사능 오염 정도에 관한 조사 결과 부분만 공개하라고 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개하지 않는다.

정부의 공식 답변은 민간 위원회가 보고서를 아직 정부에 제출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세금으로 비행기 표를 끊고 숙박비를 주어 가며 일본으로 보낸 지 반 년이 넘도록 보고서조차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과연 누가 정부의 답변을 믿겠는가? 만일 정부의 답변이 사실이라면 민간 위원회가 국민의 세금을 쓰고도 제대로 보고서를 만들지 않게 내버려 둔 정부 책임이 크다.

더 큰 문제는 보고서를 받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세계무역기구 위생 검역 협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잠정 조치를 한 후에 세계무역기구 회원국은 필요한 추가 정보를 수집하도록 노력하며, 합리적인 기간 내에 잠정 조치를 재검토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아직 보고서조차 받지 못했다니 어찌된 일인가?

광복 70주년에 묻는다.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오염 보고서는 어디에 있는가? 중국은 후쿠시마, 군마 등, 한국보다 더 많은 10개 도현의 모든 식품에 대하여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후쿠시마, 아오모리 현 등 8개현 242개 수산품·수산가공시설 생산제품에 대하여 수입을 중지하고 있다.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신속히 보고서를 공개하는 것이다.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건전하고 합리적 여론이 조성되는 출발이다. 보고서 결과가 정부에게 불리한 부분이 있더라도 공개해야 한다. 그것이 개방 시대의 정부의 책임이다.

민간 위원회가 일본의 해수와 해저 퇴적물 등에 대해 제대로 조사를 한 결과 방사능 오염에서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면 수입 금지를 해제하겠다고 국민에게 말해야 한다. 국민은 어떻게 조사가 제대로 되었는지 알 권리가 있다. 거듭 보고서 공개를 요구한다.

▲ 후쿠시마 사고 하루 뒤인 지난 2011년 3월 12일, 상공에서 촬영한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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