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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다음 차례는 '포항 향우회'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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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다음 차례는 '포항 향우회' 참석?

[기자의 눈] '노무현 코드'보다 훨씬 더 센 '이명박 코드'

이명박 당선인이 개신교 보수교단의 연합체 격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의 '대통령 당선 축하감사예배'에 참석해 인사말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당선 이후 그는 주위의 만류와 일반의 눈총에도 아랑곳없이 뉴라이트 행사, 소망교회 당선축하예배, 고려대학교 교우회 신년교례회에 연달아 참석했다.

'노무현 코드'보다 '이명박 코드'가 더 세다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모습이다.

이명박이 한국교회를 살렸다?

한기총 박승철 대변인은 "이전에 대통령 당선 축하예배를 한 적은 없지만 이 당선인의 경우 서울시장 시절부터 청계천복원 축하예배 등 비슷한 행사를 해왔다"면서 "축하예배일 뿐 다른 뜻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당선인 측은 "참석이 확정되지 않았다. 16일 불교계 신년 하례가 있어 가면 함께 가고, 아니면 둘 다 불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한기총 측은 선물용 성경책과 꽃다발까지 준비해놓고 이 당선인의 참석을 기정사실화 하는 모습이다.

지난 5년 간, 과거 반독재 투쟁에 나섰던 진보기독교계에 버금갈만한 반정부 행보를 이어온 한기총은 대선 과정에서도 이 당선인의 큰 우군이었다.

한기총 이용규 대표회장은 지난 2일 신년시무 예배에서도 '사립학교법 개정, 자주국방 정책' 등을 이유로 노무현 정권을 맹비난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으로) 이제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날 수 있게 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당선인 측의 주장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언제 우리 경제가 죽었냐"고 볼멘소리를 한 바 있지만 하여튼 한기총의 주장대로라면 이 당선인은 죽었던 교회도 살리게 됐다.

이런 까닭에 이 당선인의 한기총 예배 참석에 대해 "다른 종교는 물론이고 기독교 내에서도 반응이 안 좋을 수 있다"는 고언이 이 당선인 참모진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오후 강남구 삼성동 인터 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교우회 신년 교례회에 참석하여 교우회로 부터 받은 감사패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뉴라이트, 소망교회, 고대


이 당선인의 '코드 행보'는 이것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4일 저녁에는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교우회 신년교례회에 참석했다.

애초 당선인 측은 "특정 학맥이 부각되는 것을 경계한다"며 '당선인이 불참할 것'이라고 알렸지만 이 당선인은 결국 참석을 강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이명박 만세' 구호가 물결쳤고 고대 교우회가 발간한 책자에는 "우리에겐 집권 좌파의 역주행이 결과한 국정파탄,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통렬한 빚이 남았다"는 문구가 들어있었다. 한기총처럼 고대교우회도 '반정부 세력'이었던가 보다.

이 당선인이 장로로 있는 소망교회 예배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노출됐다. 소망교회는 지난 12월 27일 대통령당선감사예배를 봤다. 김지철 담임 목사는 "이 땅의 지도자는 메시아의 대행자"라고 치켜세웠고 당선인은 "소망교회 교인으로, 장로로 부끄럽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 당선인은 지난달 22일에는 자신의 지지세력이었던 뉴라이트전국연합 송년의 밤 행사장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선거법 위반까지 불사하고 뛰었던 뉴라이트 전국연합 김진홍 상임의장에 대한 감사 차원이었다고 한다.

입 다물고 있는 보수언론

이 당선인의 일련의 '코드행사' 참석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참모들도 말린다는 것', '고마움을 표시해야 한다는 이유로 당선인 본인이 결정한다는 점', '이번이 아니면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참석하기 힘들다는 이유를 댄다는 점', '보수 언론이 모른 척 한다는 점' 등이다.

지난 5년간 노무현 대통령은 '코드' 행보로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노사모 행사에 축하 메시지만 보내도 비난이 쏟아졌고 부산상고 인맥의 약진을 두고선 '하버드 상고냐'는 비아냥도 쏟아졌다.

'노무현 코드' 비판에 가장 앞장섰던 매체들은 이 당선인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선 "주변의 딴 소리를 개의치 않는 성격"이라고 풀이한다. 부산상고와는 상대도 되지 않는 고려대 인맥과 소망교회 인맥의 약진에 대해서는 '역시 고대, 소망교회는 엘리트의 집합처'라는 찬사까지 나온다.

'노무현 코드'에는 브레이크라도 많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강한 '이명박 코드'에는 브레이크도 없다. "XX일보 역시 이 당선인의 주요 인맥이다"는 세간의 이야기 때문일까?

"이 당선인이 아직 참석하지 않은 곳은 이제 포항향우회 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은 이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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