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여 년 전, 그대들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한 후 사경을 헤맬 때도 원망하지 않았다"며 "나와 정반대의 입장에 서서 불법적인 고문을 하지만, 고민도 하고 부끄러움도 알며 기개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은 의원은 그러나 "불법 해킹 들킨 것도 부끄러울 판에 버젓이 야당 탓하는 공동성명까지 발표한다? 그것이 정보기관원들의 태도인가? 스파이가 공동성명 발표를 하다니 언제부터 사회단체가 되었나?"라고 꼬집었다.
은 의원은 지난 1992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고,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분실에서 고문을 당했다. 그는 고문 후유증으로 폐렴, 폐결핵, 종양, 후두염을 앓았고, 장 절제 수술까지 받았다. 밀실공포증과 고소공포증에도 시달렸다. (☞관련 기사 : '사노맹 여전사' 은수미, 19대 국회 기대주 되다 / "생계형 정치하는 민주당, 추락하는 길 밖에…")
은 의원은 "나를 한 달 가까이 고문하면서 그대들이 한 말 기억하는가? '간첩 잡고 국제활동하기도 바쁜데 어쩌다 국내 사람인 어린 너를 고문하는지 더럽다'(고 했었다)"며 "이것이 당신들의 본모습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대통령 직속 정보기관이, 더러운 해킹이 들통나면 매번 공동성명 발표하고 야당과 국민을 위협할 것인가?"라며 "그것이 당신들의 '애국'인가? 이제는 그대들 같은 정보원에게 고문당한 내가 부끄럽다"고 분노를 보였다.
※ 다음은 은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全文).
국정원 직원들에게 묻는다. 진정 그대들은 부끄럽지도 않은가?
20여년 전 그대들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한 후 사경을 헤맬 때도 원망하지 않았다. 나와 정반대의 입장에 서서 불법적인 고문을 하지만, 고민도 하고 부끄러움도 알며 기개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법 해킹 들킨 것도 부끄러울 판에 버젓이 야당 탓하는 공동성명까지 발표한다? 그것이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한다"는 정보기관원들의 태도인가? 스파이가 공동성명 발표를 하다니 언제부터 사회단체가 되었나?
나를 한 달 가까이 고문하면서 그대들이 한 말 기억하는가? "간첩 잡고 국제활동 하기도 바쁜데 어쩌다 국내사람인 어린 너를 고문하는지 더럽다", "우리도 가슴이 덜컥 할 때가 있다. 언제인줄 아나? 길을 걷다 우연히 우리에게 고문당한 사람을 봤을 때다."
나를 고문했던 3개 조 21명, 서로를 별칭으로 부르던 그대들. 지금도 기억나는 별칭인 만두, 김 과장! 재직하는지 알 수 없지만 한 번 대답해 보라. 이것이 당신들의 본모습인가?
대통령 직속 정보기관이, 더러운 해킹이 들통나면 매번 공동성명 발표하고 야당을, 국민을 위협할 것인가? 그것이 당신들의 애국인가?
그대들 같은 정보원에게 고문당한 내가 부끄럽다,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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